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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며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반구(미주 대륙) 패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 자치령마저 병합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노골적인 美의 그린란드 야욕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그린란드와 관련한 한국경제신문 질의에 대한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 명의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 과제이며, 북극 지역에서 우리 적들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중요한 외교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며 “미군을 활용하는 것은 언제나 최고사령관(대통령)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군사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발언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군사 개입에 선을 그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 5일 미 의회 지도부를 상대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그린란드 매입”이라며 최근의 위협적인 발언들은 즉각적 군사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덴마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고 설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그린란드는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나토의 집단 방위 체계에 포함돼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덴마크 등 7개국은 6일 공동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며, 관련 사안을 결정할 주체는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북극권 안보는 미국을 포함한 나토 동맹국의 집단적 협력을 통해 달성돼야 한다며 미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그린란드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향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미군 추가 주둔 허용과 채굴권 확대,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형 무기 도입 계획 등을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개 썰매 하나를 더 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린란드는 대체 불가능”
그린란드는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린란드에 있는 피투피크 미 공군 우주기지는 미군 기지 가운데 최북단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북극권에서 유일한 미군 기지이기도 하다. 이 기지에서는 조기 경보 레이더를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미 공군과 우주군 인력 약 150명이 배치돼 있다. 덴마크 군사 분야 전문가인 페테르 에른스트베드는 “피투피크는 미국이 적국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하고 궤적을 계산하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곳”이라며 “대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진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그린란드에는 희토류 약 150만t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세계 8위 수준으로, 미국(약 180만t)과 비슷한 규모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빠르게 녹고 북극항로가 열릴 가능성이 커진 점도 그린란드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임다연 기자/워싱턴=이상은 특파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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