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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부터 저녁 메뉴까지 챙긴다…SF영화서 현실이 된 '스마트홈'

입력 2026-01-07 17:53   수정 2026-01-08 01:23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센서와 카메라가 주인의 표정과 숨소리를 분석한다. 인공지능(AI) 비서는 이를 통해 주인의 기분을 즉각 파악하고 잔잔한 음악과 심신을 안정시키는 향기로 집을 채운다. 거실은 이미 평소 좋아하던 온도, 습도, 조명이 자동으로 맞춰져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엿본 스마트홈의 가까운 미래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스마트홈이 현실이 되고 있다. 올해 CES에서는 기존 스마트홈과 차원이 다른 ‘완전 자율형 스마트홈’ 제품이 대거 출품됐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환경이 원하는 대로 맞춰지는 세상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코디 제안부터 요리까지

스마트홈은 사용자의 사소한 불편도 용납하지 않는다. 외출 전 옷을 고르고 입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한국 스타트업 이원오엠에스가 출품한 가상 피팅 솔루션 ‘헤이미러’는 실시간 날씨에 가장 어울리는 코디를 제안한다. 가상으로 착용한 모습을 스크린에 띄워 환복 시간을 줄여준다. 딥러닝을 통해 옷을 입었을 때 표정과 반응을 읽고 사용자의 취향도 파악한다.

식사 고민도 줄여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품한 냉장고는 AI 기반 카메라가 식재료를 자동 인식·관리하고, 남은 식재료를 기반으로 맞춤형 레시피를 추천하며, 구매가 필요한 식자재도 제때 알려준다. 독일 가전업체 보쉬는 메뉴에 따라 AI가 화력을 대신 조절해주는 인덕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홈 개념은 공상과학 영화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1968년 개봉한 공상과학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는 AI가 집(우주선)에서 조명, 문 개폐 등을 제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2008년 개봉한 ‘아이언맨1’에서는 AI ‘자비스’가 거대한 단독주택을 자유자재로 제어한다.

영화에 나오던 스마트홈이 현실이 된 건 AI 기술 발전 덕분이다. 음성인식 기술이 대표적이다.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감정 인식 AI는 목소리 톤과 표정을 동시에 분석해 사람의 감정을 파악한다. 1차원적인 감정만 읽는 기존 AI와 달리 표정과 목소리가 불일치하는, 웃고 있지만 목소리는 차가운 ‘비꼬는 감정’까지 이해하는 수준이다.
◇건강 챙기는 스마트홈

스마트홈 영역은 사용자의 건강 관리에까지 도달했다. 독일 스타트업 딥케어는 사용자 기분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건강 증진을 돕는 ‘아이사-AI 리질리언스 코치’를 소개했다. 솔루션은 사용자의 자세, 움직임, 숨소리를 통해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감지해 알림을 준다. 혈류가 잘 돌지 않으면 잠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라고 안내해주는 식이다.

디퓨저도 필요 없어진다. CES 2026에서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 딥센트는 AI 엔진을 통해 10만 개의 냄새를 학습하고, 기기에 내장된 향기 캡슐을 통해 사용자 기분에 맞는 향기를 3초 만에 조합해 내보낸다. AI는 향 조합 시 주변의 음악, 분위기, 환경도 고려한다.

모바일 기기가 더해지면 ‘주치의’ 역할도 할 수 있게 된다. 삼성은 AI 가전과 모바일 디바이스를 연결해 지능형 케어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삼성 헬스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등을 통해 축적한 사용자의 수면·영양·신체 활동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성 질환의 잠재적 징후를 파악한다.

이런 정보는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를 동반한다. 하지만 스마트홈 세상에서는 이런 우려도 줄어든다. 아이사-AI 리질리언스 코치는 사생활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 대신 적외선 센서를 사용한다. 미국 스타트업 유니유니는 카메라 없이 AI 센서만으로 소리, 공기, 물체 움직임 등을 실시간 분석해 화장실·탈의실을 감시하는 ‘레스트룸가드’를 개발했다. 중국 로킹테크놀로지는 손바닥 혈관의 패턴을 적외선 카메라로 인식해 0.17초 만에 문을 여는 스마트도어를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박의명/양길성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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