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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미쉐린 쓰리스타 사찰음식 전문점 만들고파"

입력 2026-01-14 14:08   수정 2026-01-14 14:09



'마음평안, 화합의 정진은 계속됩니다.'

14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신년 기자회견장 벽면 전광판에는 이 같은 글귀와 함께 국보 '반가사유상' 사진이 떠 있었다. 자비롭게 미소짓는 불상이지만 출가자 감소, 불교 문화 대중화, 종단 재정 안정화 등 현재 불교계의 절박한 고민을 담고 있다. 조계종 출가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에 그쳤다.

이날 진우스님은 "해인사 일주문에는 '역천겁이불고(歷千劫而不), 긍만세이장금(亘萬歲而長今·천년을 지나도 낡지 않고, 만 년이 지나도 늘 지금)'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며 "불교는 과거에 머무는 종교가 아니라, 언제나 지금 이 시대의 고통과 함께 호흡하는 진리의 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편안함과 포용으로 젊고 역동적인 불교를 만들어 가겠다"며 "불교가 청년들의 가장 가까운 벗이자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계종은 사찰에서 진행하는 미혼 남녀 맞선 '나는 절로', 대학생에게 점심 공양을 제공하는 '청년밥心' 등 청년 맞춤형 포교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20만명이 다녀가는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힙불교' 유행이 일었지만, 매주 종교 활동에 참여하는 불교 신자는 3%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출가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진우스님은 "저출생 등 여러 조건으로 인해 출가자를 늘리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출가자를 많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올해 출가자는 100명을 넘길 것 같다"고 했다.

불교문화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종단 재정 안정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진우스님은 반가사유상을 가리키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반가사유상 뮷즈(뮤지엄+굿즈)로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며 "불교 종단에서는 이런 공익 수익 활동을 하는 예가 별로 없는데, 이런 부분을 적극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종단은 사찰들이 내는 분담금에 재정을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데, 진우스님은 지난해 '종단 수익사업 활성화를 통해 분담금 위주의 종단 운영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조계종은 올해 국민 평안 선명상 중앙본부를 설치·운영하는 등 선명상 보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으로 현대인에게 정신 건강을 위한 훈련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봤다. 진우스님은 "첨단 과학과 AI는 우리들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안·분노·우울·고립이라는 마음속의 집착과 괴로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고통의 근원은 외부 세계가 아니라 집착과 분별로 흔들리는 우리 마음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명상이 '국민 마음 평안'과 '마음 안보'인 정신 문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근 서바이벌 요리 경연 TV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에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스님이 출연하며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진우스님은 "한국적인 사찰음식을 세계화시켜서 선명상과 함께 마음평안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사찰음식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 설립도 추진한다.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 전문점인) '발우'가 미쉐린 1스타를 받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쓰리스타로 만들겠습니다(웃음)"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진우스님은 "전통 문화 유산은 우리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밀려줘야 할 정신적·문화적 형상"이라며 "함부로 훼손하거나 경관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봉은사 등 사찰들은 주변 지역에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문제로 크고 작은 소송을 벌여왔다.

올해 조계종은 선거의 해다. 2022년 10월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진우스님의 임기는 오는 9월 27일까지다. 연임을 위해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진우스님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피한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라 마음대로 안 되더라"며 "의지가 너무 지나치면 과욕이고 그렇다고 의지가 없으면 무능력하고 신뢰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잘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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