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1시 틱톡 라이브 방송 채널 ‘줌OO’에 샤넬, 구찌 등 명품 디자인을 베낀 스카프가 소개됐다. 기자가 구매 의사를 밝히자 판매자는 카카오톡 채널 추가를 유도한 뒤 이 채널에서 계좌번호와 주문 신청법을 알려줬다. 돈을 보내자 샤넬 짝퉁 스카프는 보름 만에 도착했다. 샤넬 로고가 선명한 이 상품은 얼핏 봐선 진품과 구분이 어려웠다.
틱톡, 유튜브 등 SNS 라이브 커머스가 위조 상품(짝퉁) 유통의 새로운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라이브 커머스의 강점이 사전 검증 시스템 부재와 결합해 법망을 피한 가품 거래가 독버섯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짝퉁 판매는 SNS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다. 틱톡뿐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비슷한 시간 수십 개 채널이 셀린느, 루이비통 등 명품 가방의 실밥 간격과 시리얼 넘버까지 동일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판매하는 상품도 다양했다. 샤넬 스웨터, 프라다 패딩 같은 의류부터 반클리프아펠 등 하이 주얼리, 말본과 지포어 등 골프 브랜드, 심지어 중국 팝마트의 인기 캐릭터 ‘라부부’까지 돈 되는 건 다 베끼는 식이다.
이들이 주로 라이브 커머스를 택하는 이유는 ‘휘발성’ 때문이다. TV홈쇼핑과 달리 별도의 사전 심의나 검증 절차가 없고, 방송이 끝나면 증거가 사라져 단속이 어렵다. 지식재산처 관계자는 “신고를 받아도 플랫폼사에 협조를 구해 피의자를 특정하는 사이 방송은 종료된다”며 “증거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거래 수법도 날로 지능화하고 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방송에서는 상품 번호만 언급하고 실제 결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이나 별도의 외부 링크를 통해 송금을 유도하는 식이다.
소비자 인식 변화도 가품 판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과거 가품 판매는 주로 서울 동대문, 이태원 등 특정 지역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단속 강화와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오프라인 공급이 줄어들자 가품 수요가 SNS 라이브 커머스로 대거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유발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접수한 라이브 커머스 관련 상담 건수는 2022년 54건에서 2024년 185건으로 급증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전담 사업부가 없어 피해 규모를 별도로 관리·집계하지 못하고 있다”며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구매하기 전 판매자의 사업자 정보와 환급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고, 현금 거래보다 안전 결제 서비스나 신용카드 할부 거래 등을 이용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소이/박종서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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