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개선한 캐나다를 향해 “캐나다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 및 제품에 즉각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캐나다 집어삼키려 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카니 주지사’가 캐나다를 중국이 미국으로 상품과 제품을 보내는 ‘하역항’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크게 실수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카니 주지사’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 병합 야욕을 드러내며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의미로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로 불러왔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캐나다의 기업과 사회 구조, 전반적인 생활 방식 등을 완전히 집어삼켜 캐나다를 산 채로 먹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SNS 게시물에서 “세계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중국이 캐나다를 장악하는 일”이라며 “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일어날 가능성도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를 향한 경고는 캐나다가 미국 관세 정책, 서반구 병합 위협 등에 맞서 중국과 밀착하는 움직임이 주목받는 가운데 나왔다. 카니 총리는 지난 14∼17일 캐나다 총리로는 9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시작하자”며 수년간 갈등 끝에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고 각종 무역 정책에 합의했다.
양국 합의는 캐나다가 자동차 시장 빗장을 일부 열어주고, 그 대가로 농산물 수출길을 확보한 것이 골자다. 캐나다 정부는 2024년 미국과 보조를 맞춰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100% 징벌적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연간 중국산 전기차 4만9000대에 6.1%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북미의 엔트리급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차량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캐나다 손잡는 이유
중국은 캐나다 농가의 숙원 사업을 해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은 오는 3월 1일부터 캐나다산 카놀라 종자 합산 관세를 기존 약 84%에서 15%로 내리기로 합의했다. 중국 수출 물량은 연간 40억캐나다달러(약 4조2488억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해당 합의는 철저히 계산된 실리와 생존의 산물로 해석된다. 캐나다 경제는 지난 수년간 고금리와 저성장,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 압박 속에서 고립해왔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70% 이상이다.
카니 총리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가 사라지고 있다”며 “미국의 패권이 제공하던 공공재가 없어진 시대에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이번 합의는 절실했다는 평가다. 내수 침체와 부동산 위기, 서방의 기술 제재로 막힌 경제 혈로를 뚫기 위해 미국 시장의 우회로이자 자원 부국인 캐나다를 공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하면 북미 경제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는 무역에서 직격탄을 맞는다. 캐나다의 주력 수출품인 에너지, 자동차, 알루미늄 산업 등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캐나다산 제품 차단은 미국 제조업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기 쉽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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