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규제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기 근로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주 14시간 미만 초단시간 취업자는 177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7000명(2.1%)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의 6.2%에 달하는 수치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9년 전인 2016년(3.4%)과 비교하면 전체 취업자 대비 비중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반면 주 53시간 이상 ‘장시간 취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6년 552만5000명에서 지난해 279만3000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9%에서 7.7%로 뚝 떨어졌다.초단시간 근로자가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주휴수당’ 등 법적 비용 부담으로 분석됐다. 근로기준법상 주당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 퇴직금, 연차휴가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월 60시간(주 15시간) 근무 기준으로 4대 보험료와 주휴수당 등을 제공할 경우 시간당 노동비용은 최대 40% 불어난다. 최저임금도 2016년 시간당 6030원에서 2025년 1만30원으로 66% 증가했다. 매년 증가세다. 경제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 압박을 견디다 못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정규 일자리를 여러 개의 초단기 일자리로 쪼개 고용하는 사례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으로 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임시직과 계약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는 2016년 222만 명에서 지난해 8월 422만9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용 형태의 비율을 뜻하는 ‘고용 안정성’은 2023년 58%에서 지난해 56.4%로 떨어졌다. 2년 연속 하락세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고질적 병폐이던 장시간 과로 대신 이제는 ‘단시간·불안정 노동’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숙제가 됐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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