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합의 이행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높이겠다고 밝힌 것에 앞선 사전 경고 성격으로 해석된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제임스 헬러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지난 13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수신인으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기부총리 앞으로 미국 측 서한이 전달된 사항은 확인했으며, 산업부도 참조로 전달받았다"며 "서한의 구체 내용 등 양국 정부 간 외교적으로 교신된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이 서한이 한국의 디지털 관련 현안이 주된 내용이고,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추가로 밝혔다.
당시 팩트시트에는 "한국과 미국은 망 사용료,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행정부는 망 사용료와 클라우드 보안 규제(CSAP) 등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자국 빅테크에 불리하다는 인식을 보여왔다.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함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규제 논의가 확대되자, 미국 측은 자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의 명분으로 제기한 대미투자특별법 비준 지연과, 2주 전 전달된 서한의 '디지털 무역 규제 완화'의 구체적은 쟁점이 다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규제를 이날 위협의 명분으로 삼는 것이라는 관련 내용을 SNS에 올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캐나다를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장관은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워싱턴 현지 날씨 상황 등 감안해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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