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는 선고 과정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재판을 지켜봤다.
김 여사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머리를 묶은 채 흰색 마스크와 뿔테 안경을 착용한 모습은 그간 속행 공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피고인이 널리 알려진 공인으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점을 고려했다"며 생중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선고는 전직 영부인 재판 가운데 처음으로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본격적인 선고가 시작되자 김 여사는 시선을 바닥으로 내린 채 재판장의 설명을 담담하게 들었다. 때때로 재판부 쪽을 바라보거나 한숨을 내쉬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혐의 등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렸지만, 김 여사는 표정 변화 없이 선고 내용을 계속 들었다. 이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설명이 이어지자 김 여사는 크게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재판부는 "영부인은 대통령 가까운 곳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그에 맞는 처신이 필요하고 높은 청렴과 염결성이 요구된다. 솔선수범을 보이지 못할망정 반면교사가 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 대목에서도 김 여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선고가 열린 서관 311호 중법정에는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리며 자리가 가득 찼다. 해당 법정은 공교롭게도 지난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사건 1심 선고가 진행된 장소이기도 하다.
방청객들은 숨을 죽인 채 선고를 들었고, 별다른 소란은 없었다. 재판부가 "징역 1년 8개월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하는 순간에도 김 여사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바닥을 응시했다.
특검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총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과 비교하면 예상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됐지만, 김 여사의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죄 부분에 대해 공시가 필요하냐는 재판장 질문에 김 여사는 "없습니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재판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부는 김 여사 혐의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과 여론조사 제공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고가 물품을 받은 혐의 일부는 유죄로 인정했다. 수수 물품은 몰수가 어려워 가액 상당액을 추징하도록 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주신 재판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알선수재죄 형이 다소 높게 나왔지만, 추후 항소 등을 어떻게 할지 결정해보겠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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