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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에브리싱 랠리’(모든 자산 상승) 속에서도 장기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30일 ETF체크에 따르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올 들어 개인 순매도 4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개인 순매수액 41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이 ETF는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개인투자자는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와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도 올 들어 각각 317억원, 30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채 ETF 투심이 위축되는 추세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서 올 들어서만 21억810만달러(약 3조181억원)어치가 순유출됐다. 이 상품은 미 장기채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크다.
금과 주식 등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모두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에서 소외되자 매도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올 들어 0.38% 하락했고,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는 같은 기간 0.89% 떨어졌다. 일본 엔화로 미 국채에 투자하는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도 0.56%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금 가격은 연초 대비 약 20%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국내 주식시장도 코스피지수 5000을 돌파해 이른바 ‘오천피’를 기록했다. 이에 포모(FOMO·소외 공포감)를 느낀 미국 장기채 투자자가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장기채 ETF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2024년부터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렸다가 장기간 부진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2024년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지만,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2024년초 대비 수익률은 -11.52%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미 장기채 ETF가 외면받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대한 반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은 그린란드 분쟁에 따라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 우려도 줄곧 채권 시장을 억눌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미국 장기채 ETF의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Fed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Fed 독립성 우려 등이 채권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어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4.15~4.35%의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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