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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 집중하는 트럼프…'제2 플라자 협정' 체결할까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입력 2026-02-01 17:16   수정 2026-02-01 17:18

엔·달러 환율 레이트 체크(rate chec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용인 발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강달러 의지, 예정에 없었던 환율 보고서 발표,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불과 열흘 만에 나온 굵직굵직한 환율 관련 조치다. 관세에 집중했던 1년 차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국제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노믹스 2.0의 근간인 마이런 시나리오대로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전쟁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첫 조치인 레이트 체크는 환율 주무 부서인 미 재무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앞서 은행 간 적용 환율을 조사하는 조치다.

실제 개입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지만 플라자 협정처럼 낙인 효과가 있는 엔·달러 환율을 대상으로 레이트 체크를 하면 확실한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이번에는 일본 국채 금리 급등세가 미 국채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 국가부도 위험을 줄이고 대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선행 조치로 보고 있다.

일본도 엔화 강세가 절실하다. 저물가에 체질화된 일본 국민에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는 것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1년 전부터 금리 인상을 통해 잡으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트럼프 정부와 약속한 대미 투자를 이행하고 미국과의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서도 엔화 가치가 절상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안을 시장에서 풀지 못하면 당사국과의 인위적인 협정을 통해 해결한다. 1980년대 초반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주요 5개국(G5) 간 맺은 플라자 협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엔·달러 환율 레이크 체크를 계기로 제2 플라자 협정이 체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의 현안인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위안화 평가절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11월 치러질 중간선거부터 집권당인 공화당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통해 위안화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관건은 양국이 위안화 절상 폭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성장률이 목표치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대폭적인 위안화 절상은 중국부터 받아들이기 어렵다. 수출입 구조에서 마셜-러너 조건(수출 수요 가격탄력성+수입 수요 가격탄력성>1)이 충족되지 않는 미국도 과도한 약달러는 수입 물가만 상승시킬 위험이 높다.

환율구조 모형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이익을 잘 반영하는 스위트 스폿을 구해보면 달러당 6.5위안 내외로 나온다. 집권 1기 때는 6.8위안을 스위트 스폿으로 하는 상하이 밀약설이 의외로 잘 지켜졌다. 올해 4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2 밀약설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이 일본, 중국과 당면한 과제를 한국은 모두 갖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투자를 독려하고 대한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원화 가치를 절상시켜야 한다. 우리도 근거 없이 나도는 제2 외환위기설을 차단하고 서학개미 복귀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하려면 원화 가치가 절상돼야 한다.

엔화 절상을 유도하기 위한 플라자 협정과 달리 엔화, 위안화, 원화를 모두 절상시키는 환율 협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트럼프 진영에서 나온다. 문제는 동맹국과의 관계가 좋았던 1985년과 달리 최근엔 ‘돈로주의’ 때문에 소원해졌다는 점이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강압적으로 나올 것인가. 포괄적 제2 플라자 협정 체결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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