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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 유전 거머쥐자…'믈라카 딜레마' 커진 中

입력 2026-02-04 17:47   수정 2026-02-05 01:36

미국이 베네수엘라 유전 장악에 성공하는 등 ‘석유 패권’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믈라카 딜레마’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믈라카 딜레마란 석유 수입량의 80%를 미 해군 영향권 아래 있는 믈라카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중국 에너지 안보의 지정학적 취약성을 말한다.

4일 중국 관세청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원유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5억5773만t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작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80% 이상은 여전히 믈라카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그동안 에너지 수입처를 ‘중동 이외’로 돌려 믈라카 의존도를 낮추려 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 속도에 맞춰 에너지 수입량이 폭증하면서 중동산 석유 의존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유사시 미국이 믈라카해협을 봉쇄하면 중국의 공장이 멈춰 서는 것이다.

이런 중국에 베네수엘라 원유는 ‘에너지 보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베네수엘라에 500억~600억달러(약 73조~88조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고, 상환을 실물(원유)로 받는 거래를 해왔다.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량의 약 80%를 중국이 사간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산둥성에 밀집한 중국 민간 정유사들은 베네수엘라산 저가 중질유를 주원료로 사용해 중국 제조업의 원가 경쟁력을 지탱해 왔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원유를 인도에 팔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을 쥐고 미국을 압박하지만, 미국은 그보다 더 필수적인 자원인 ‘석유 밸브’를 장악해 응수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은 재생에너지로 석유를 대신하려고 하지만, 단기간에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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