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 정책을 총괄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2015년에 제 말 듣고 집 산 분들은 지금 그래도 집 걱정 없이 살고 있다"며 "요즘도 '당신 말 들어서 그때 집 사기를 잘했다. 고맙다' 이런 인사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는 10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언론에서 최경환이 '빚내서 집 사라' 그렇게 워딩을 냈다"며 "제가 그런 말 한 적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그때 집 안 샀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 7월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 현 상태에서 30%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며 "신용보강이 이뤄지면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 상당수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집값의 70% 수준인 만큼, 30%만 빌리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최 전 부총리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70%, 60%로 완화했다. 후임인 유일호 부총리도 이 비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민들이 돈을 더 빌릴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금리를 내린 정책에는 '초이노믹스'라는 이름이 붙었고, '빚내서 집 사라'는 최 전 부총리가 펼친 경제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 따라다녔다.
최 전 부총리는 "2015년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에 경제가 많이 침체되어 있던 후유증 때문에 서울의 아파트 값이 전고점 대비 70% 수준에 있던 시기"라며 "집값이 30% 빠지니 대출을 받아서 집 산 분들은 대출 이자금 상환이 계속 돌아오고 하우스 푸어라는, '집 가진 거지다'라는 말이 나돌 그런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5년에 제 말 듣고 집 산 분들은 지금 그래도 집 걱정 없이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2014년 7월 9억원(7층)에 거래됐다. 2015년에도 8억5500만~11억3000만원 사이에서 매매가 이뤄졌다.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달 26일 33억7000만원(13층)이다. 지난해 10월에는 35억원(21층)까지 치솟았다. 최 전 부총리의 발언 이후 약 10년에 걸쳐 3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최 전 부총리는 규제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좌파 정부가 등장할 때마다 집값이 폭등하는 그 배경을 잘 보셔야 한다"며 "좌파 정부가 들어오면 공급 확대나 이런 시장 친화적인 정책보다는 규제의 칼을 빼들 것이라고 시장이 인식하고 있다"이라고 진단했다.
또 "가진 자들의 세금이나 규제를 더 해서 평등하게 나눠줘야 한다고 하는 이런 기본 사고가 녹아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이를 예측하고 반응하니 가격이 계속 오른다"고 설명했다.
최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때도 26번이나 규제했다'는 진행자의 말에 "이념 과열적인 규제를 버리지 않고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며 "이 정부 들어서만 하더라도 과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열심히 규제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집값은 안 잡힌다. 규제로는 집값 못 잡는다"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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