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핵심 공모자들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공동피고인 7명의 1심 선고도 19일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 중 5명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에서 30년까지 중형을 선고했다. 다만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비상계엄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으며 우리 사회가 극한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관의 지시를 믿고 따른 수많은 군경 관계자가 법적 책임을 지거나 무난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공직 생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며 “이 법원이 보기에도 산정할 수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용현은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했고 군의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당사 출동 등을 사전에 계획했다”며 “윤 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독단적으로 부정선거 수사를 위한 별도 계획을 마련한 점도 가중 요소로 작용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용현과 치밀한 계획을 세웠고 민간 신분임에도 영향력을 과시해 다수를 끌어들였으며 비상계엄 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회가 신속히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자 김 전 장관과 전화 통화하며 대책을 논의한 정황도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경찰 지휘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를 인정했다. 조 전 청장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 총책임자임에도 포고령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이를 근거로 국회 출입을 차단했으며 오히려 경찰이 군 출입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계엄 당일에야 군 투입 사정을 알았고 통제 시간이 비교적 짧았던 점, 혈액암을 앓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조지호,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회 출입문 폐쇄와 의원 출입 차단을 주도하고, 국회 경비 임무를 가진 경비대까지 관여하게 했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처음부터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하지는 않았지만, 군 출입이 허용되는 상황을 목격하면서도 계속 의원 출입 차단에 가담한 것은 미필적으로나마 국회 활동 저지 행위임을 인식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총경급 지휘관으로서 급박한 상황에서 상급자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사정은 유리하게 참작했다.
재판부는 김 전 헌병대장에 대해 “노상원의 부정선거 수사 계획에 공모·가담한 사실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군사경찰 추천 명단을 노 전 사령관에게 제공하고 롯데리아에서 만난 사실, 비상계엄 선포 예정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 등 강한 의심이 드는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노 전 사령관도 김 전 헌병대장의 진술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술했다는 점을 들었다.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서는 “비상계엄하 매뉴얼에 따라 합동수사단을 지원하는 행위로 인식했거나 포고령 위반사범 검거를 위한 체포조 출동으로 오해해 협조했을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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