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신흥바이오기술국가안보위원회(NSCEB)가 지난달 펴낸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NSCEB는 작년부터 중국 바이오산업의 약진을 경계하는 보고서를 다수 펴냈다. NSCEB는 “세계에서 나오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가운데 중국 기업의 파이프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에는 6%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약 30%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중국 바이오 기업이 무서운 속도로 기술력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과거 중국은 검증된 기존 작용기전을 적용한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다”며 “현재는 독자적인 표적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해외에서 교육받고 경험을 쌓은 바이오 인재의 리쇼어링(국내 복귀)도 중국 바이오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중국이 바이오산업을 육성하면서 미국 등지에 있던 중국 바이오 인력이 고국으로 돌아오는 추세다. 글로벌 헤드헌팅 플랫폼 링크트인이 지난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귀국 중국 유학생(박사학위 소지자)의 선호 산업으로 생명공학·제약·헬스케어가 3위에 올랐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24년 귀국한 중국인 인재는 49만5000명에 달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혁신성장리서치팀장은 “중국 내 임상 비용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라며 “여기에 글로벌 제약사 근무 경험 등이 있는 인재가 많아져 데이터의 신뢰성이 높아진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중국 바이오 기업의 개별 기술이전 규모(선급금과 단계적 수수료 합계)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 규모는 2021년 1억7400만달러(약 2500억원)에서 지난해 8억4800만달러로 커졌다. 2021년에는 한국 바이오 기업 평균 기술이전 규모의 49.1%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90.3%로 확대돼 격차가 좁혀졌다.
글로벌 빅파마가 중국 파이프라인을 공급망처럼 여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맥쿼리캐피탈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에서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도입해 자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에서 2024년 발표된 AI 신약 개발 논문은 2486건으로 같은 기간 미국(1888건)보다 많았다. 이 수치는 2022년까지는 미국(1236건)이 중국(1163건)보다 많았으나 2023년 중국(1562건)이 미국(1476건)을 역전했고 격차는 이듬해 더 벌어졌다.
미국 머크(MSD)의 마크 혼 중국지사장은 “올해 중국은 AI로 설계한 신약을 승인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병훈/오현아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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