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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으로 세계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원유 운송비와 보험료가 급등했고,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다. 중국은 자국 정유사들에 디젤과 휘발유 수출 중단을 지시하며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5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자국 최대 정유사 경영진을 만나 정제 석유제품 수출을 일시 중단하라고 구두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소식통은 정유사들이 정부로부터 신규 계약 체결을 중단하고 기존에 합의된 선적분에 대해서는 취소 협상을 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도 전했다.
중국 정유 산업 생산량의 상당 부분은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데 사용된다. 다만 “중동 지역 분쟁이 심화하고 있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국내 수요를 우선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현재 미국 걸프 지역에서 중국까지 대형 유조선으로 20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4일 기준 29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2주 만에 두 배 뛰었다. 배럴당 14.5달러가 드는 셈인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을 배럴당 75달러라고 가정하면, 운송료가 원유 가격의 약 2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조치에도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미 해군이 호송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는 선박에 적용되는 보험 프리미엄은 4일 기준 3%로, 공습 전(0.25%)보다 12배 폭등했다.
영국 보험 중개 업체 맥길의 데이비드 스미스 해상 총괄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글 외에 미국 정부로부터 나온 내용이 전혀 없다”며 “유럽 유조선이 중국산 석유를 나르는 경우에도 군사적 보호를 제공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FT에 말했다. 미군 전력이 모든 유조선을 호위할 여력이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세계 5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유조선의 발이 묶이면서 수출하지 못한 원유를 저장고에 보관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이라크는 원유 감산이 불가피해졌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다른 국가들도 감산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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