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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연회비 100만원 쓸 때…"세금 환급만 기다려요"

입력 2026-03-09 04:43   수정 2026-03-09 06:41


미국 소비 구조가 ‘코스트코형 경제’와 ‘E자형 경제’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설명되고 있다. 고소득층은 여전히 프리미엄 소비를 이어가며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면, 중산층은 할인 매장과 대량 구매로 버티고 있고, 저소득층은 부채에 의존해 소비를 이어가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해군연방신용조합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2026년 미국 경제는 기존의 ‘K자형 경제’에서 ‘E자형 경제’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자형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미국 경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개념이다. 경제 흐름을 그래프로 나타낼 때 가로축에 시간, 세로축에 소득·소비·고용 등 경제 성과를 두고 계층별 흐름을 동시에 그리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경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고소득층이나 자산 보유층은 경기 충격 이후에도 자산 가격 상승과 안정적인 소득을 바탕으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그래프가 위쪽으로 올라간다. 반면 저소득층이나 취약 계층은 고용 회복이 늦어지고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와 소득이 정체되거나 감소해 그래프가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이 두 흐름을 하나의 그래프 위에 겹쳐 그리면 선이 위와 아래로 갈라지며 알파벳 ‘K’ 형태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K자형 경제라고 부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산층 소비 패턴이 별도로 드러나면서 경제 구조가 세 갈래로 나뉘는 ‘E자형 경제’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E자형 경제 역시 가로축을 시간, 세로축을 소비나 소득 같은 경제 성과로 놓고 계층별 소비 흐름을 그렸을 때 나타나는 형태를 의미한다. 고소득층, 중산층, 저소득층의 소비 흐름을 하나의 그래프 위에 동시에 그리면 세 개의 선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알파벳 ‘E’처럼 보이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E자형 경제의 최상단은 고소득층이다. 이들은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확대하며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상위 20% 소득 가구가 전체 소비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부유층 소비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고급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프리미엄 신용카드인 체이스 사파이어 리저브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플래티넘은 연회비를 각각 795달러와 895달러로 인상했다. 항공사와 호텔, 식음료 기업들도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반면 중산층은 생활비 부담 속에서 ‘코스트코형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매장이나 창고형 대형 매장에서 대량 구매를 늘리는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롱 이코노미스트는 “중산층은 아직 소비를 크게 줄이지는 않았지만 불안한 방식으로 지출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든 돈을 아끼기 위해 대량 구매나 할인 쇼핑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월급에 의존해 생활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약 24%의 미국 가구는 주거비와 식료품, 공과금, 육아비 등 필수 지출이 소득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도 특정 품목이 번갈아 급등하는 방식으로 나타나 중산층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예를 들어 달걀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2026년 1월 기준 소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롱은 이를 “한 품목 가격이 안정되면 다른 품목이 튀어 오르는 ‘두더지식 인플레이션’”이라고 표현했다.

E자형 경제의 하단은 저소득층이다. 이들은 신용카드나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하는’ 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에 의존해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소비자 금융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2만5000~5만달러 가구의 59%가 지난 1년 동안 신용카드 잔액을 이월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연소득 10만달러 이상 가구의 38%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BNPL 이용 역시 저소득층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렌딩트리 조사에 따르면 2025년 BNPL 이용자의 25%가 식료품 구매에 이 서비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14%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2026년 세금 환급 시즌이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계에 일시적인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터보택스 조사에 따르면 세금 환급을 받을 예정인 미국인 중 35%가 환급금의 일부를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롱 이코노미스트는 세금 환급이 생활비 부담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급금이 잠시 숨통을 틔워줄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생활비 압박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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