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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쉰들러 상대 3200억원 규모 ISDS 전부 승소

입력 2026-03-14 14:19   수정 2026-03-14 15:33



한국 정부가 스위스 승강기 업체 쉰들러와의 3200억원 규모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S)에서 완승을 거뒀다. 정부가 ISDS 판정에서 전부 승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4일 "이날 새벽 2시3분께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가 만장일치로 쉰들러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쉰들러가 중재 절차에서 제기한 320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됐고, 소송비용 약 96억원도 쉰들러로부터 돌려받게 됐다.

쉰들러가 경영권 분쟁을 벌인 현대엘리베이터는 2013~2015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였던 쉰들러는 유상증자가 경영상 필요와 무관하게 현대상선 등 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2018년 10월 정부를 상대로 1억9000만달러(약 2700억원) 규모의 ISDS를 제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정부 기관이 조사와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주주인 쉰들러가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최소 2억5900만스위스프랑(약 5000억원)의 피해를 주장했지만 중재 과정에서 최종 배상 청구액은 약 3200억원으로 줄었다.

중재판정부는 쉰들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 공정위와 금융위, 금감원의 조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은 합법적 권한 범위 내에서 충분한 조사와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투자협정 위반은 인정되지 않으며 국제법상 국가책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한국 정부가 ISDS 중재 판정에서 전부 승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부는 중국인 투자자 민모 씨가 투자자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제기한 ISDS 사건에서도 2024년 전부 승소했다. 정부는 작년 11월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와의 중재판정 취소, 지난달 또다른 PEF 엘리엇과의 중재판정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정 장관은 "해외 투자자가 국내 사기업의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 간 갈등을 ISDS를 통해 국가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수 있다"며 "주주 간 사적 분쟁과 ISDS를 명확히 구분해 국고를 지켜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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