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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얼 못생겼다" 학폭 사건 급증하자…행정법원, 전담재판부 확대

입력 2026-03-16 18:05   수정 2026-03-16 18:30


서울행정법원이 학교폭력(학폭) 전담재판부를 4곳으로 늘리고, 재판장 전원을 법조경력 20년 이상 부장판사로 배치했다. 최근 1년 새 학교폭력 접수 사건이 40%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3일 정기인사에 맞춰 학폭 전담재판부를 기존 2곳에서 4곳으로 증설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2023년에 학폭 전담재판부를 처음 선보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법조경력 10년 이상 판사 2명이 2개의 단독재판부를 운영하며 사건을 심리했다.

이번에 재판부 규모를 두배 늘렸을 뿐 아니라, 경력 20년 이상 고참 법관을 전면에 내세운 게 눈에 띈다. 사법연수원 33~34기 부장판사 4명(남성 3인, 여성 1인)이 행정1·2·3·5단독 재판부를 이끌게 됐다. 대법원과 각급 법원 등에서 학폭을 비롯해 다수 행정사건을 처리한 경험이 있고, 초등학생 이상 자녀 양육 경험이 있는 부장판사들이 배치됐다.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된 학폭 사건은 2022년 51건에서 작년 134건으로 3년 새 160% 이상 급증했다. 최근 1년 증가율(98건→134건)도 36.7%에 이른다. 학폭 사건이 학교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단계에서 해결되지 않고, 법원으로 넘어오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서울행정법원은 학폭 사건 접수 1~2개월 내에 변론기일을 지정하는 등 신속히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법원행(行) 사건 대다수는 가볍지 않은 학폭 문제지만, 학생들 사이 다툼이 학폭으로 지나치게 넓게 포섭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행정법원이 교육청의 학폭 처분을 취소 처분한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어떤 경우엔 법원이 학폭이 아니라고 판단했을까.

예컨대 ‘화장한 건 봐줄만 한데 쌩얼은 못 생겼다’, ‘실물과 사진이 너무 달라서 사기다’ 등 외모지적을 했다는 이유로 학폭으로 신고된 사안이 있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박은지 판사는 작년 12월 “다른 학생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해서 이를 모두 학폭으로 포섭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며 학폭 조치를 취소 처분했다.

올해 1월엔 중학교 3학년인 원고가 동급생에게 욕설과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학폭으로 신고된 사건이 있었다. 재판부는 “원고와 신고학생의 관계, 표현의 내용 등과 정도 등을 고려할 때 학교폭력예방법이 정하는 조치보다는 학교나 학부모가 적절한 생활지도를 통해 원고의 사과와 두 학생의 화해를 유도해야 할 성격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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