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사법정보공개포털에 AI가 생성한 가짜 사건번호를 가려내는 검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9월 한 변호사가 AI가 작성한 허위 판결문을 재판부에 제출해 논란이 인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AI 환각 현상을 막기 위해 우선 사건번호 검증 시스템부터 갖췄다”고 설명했다.
일선 재판부에서는 이 사건 이후 AI가 작성한 서면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부장판사는 민사 사건에서 변호사 선임 없이 서면 의견서를 낸 원고에게 “직접 쓴 문서로 보기 어려우니 다시 제출하라”며 변론 제한 명령을 내렸다. 생성형 AI로 준비서면을 써 ‘셀프 변론’에 나선 소송 당사자에게 제동을 건 것이다. 재판부는 변호사 선임을 별도로 권유하며 재판을 속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일된 지침이 없어 법정 내 AI 서면 채택은 전적으로 개별 재판부 재량에 맡겨져 있다. 이 때문에 법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는 판사, 변호사 같은 법률 전문가가 주의를 기울이면 AI가 쓴 문서를 잡아낼 수 있지만 AI 툴이 발전하면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제미나이 등 변호사 수준의 논리를 구사하는 AI가 범용화하면 인간이 쓴 문서와 구분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재판 지연과 혼란을 막기 위해 AI 작성 서면에 대한 법원 차원의 공식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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