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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 쇼크, 반도체·의료기기 시장 흔든다

입력 2026-03-20 17:29   수정 2026-03-21 01:44

카타르 내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피격돼 LNG 부산물로 만들어내는 헬륨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19일(현지시간) 이란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불가항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LNG 생산 과정에서 얻는 헬륨 공급이 연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는 세계 헬륨 공급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이는 가격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헬륨 현물 가격은 최근 1주일 사이 35~50% 상승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심각한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현물 가격은 최대 50~200%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헬륨은 반도체와 의료기기, 우주항공 부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는 반도체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헬륨은 반도체 공정 장비 내부의 잔여 가스를 제거하는 데 쓰인다. 원자가 작고 가벼운 헬륨은 확산 속도가 빨라 잔여 가스를 꼼꼼하게 청소할 수 있어서다. 현재로서 헬륨 역할을 대체할 물질은 없다.

한국은 작년 기준 헬륨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다. 헬륨 공급 문제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기업은 생산 라인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확보하기 어려워진 고순도 헬륨 가스에 웃돈이 붙으며 공정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헬륨이 부족하면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 라인이 멈출 수도 있다. 반도체는 수개월의 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라인이 잠깐이라도 멈추면 큰 손실이 난다. 2018년 삼성전자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이 정전됐을 당시 약 30분 정전으로도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체 거래처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재고는 6개월 치 정도로 알려져 있다. 카타르 다음으로 많이 공급하는 미국 업체에 물량을 요청하는 동시에 러시아 기업과의 거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인/강해령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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