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이 직접 군사적 기여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그곳에서 매우 잘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 해협을 이용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는 (그 통로가)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미국이 에너지 자립을 달성한 만큼, 더 이상 타국의 유조선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만의 자원을 투입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그는 “유럽, 한국, 일본, 중국 등 해협을 필요로 하는 나라들이 직접 관여해야 한다”며 수혜자 부담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지원을 여전히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한국을 사랑하며 우리는 훌륭한 관계”라고 친밀감을 표시하면서도, “우리는 한국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한국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동맹의 가치와 미국의 지원을 언급함으로써,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작전에 한국이 군함 파견 등 실질적인 군사 지원으로 화답할 것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7개국에 호위 연합체 참여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관련국들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책임론’을 앞세워 참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테러 정권을 겨냥한 중동 지역 대규모 군사 작전을 점차 축소(wind down)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군사적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전 목표로 △이란의 미사일 능력 및 발사대 무력화 △방위산업 기반 파괴 △대공 무기를 포함한 해군·공군 전력 약화 △이란의 핵 능력 원천 차단 및 긴급 대응 태세 유지 △중동 동맹국에 대한 최고 수준의 보호 등 5가지를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노력의 점진적 축소’의 구체적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목표 달성이 임박했다는 판단 아래 향후 작전 축소를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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