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상속 건물' 세금 장남이 냈는데…동생들 외면에 결국 [더 머니이스트-김상훈의 상속비밀노트]

입력 2026-03-27 06:30   수정 2026-03-27 17:23


자산가 A씨는 슬하에 장남 B씨, 차남 C씨, 막내딸 D씨를 뒀습니다. A씨는 2019년 사망하면서 30억원 상당의 상가건물과 50억원 상당의 금융재산을 남겼습니다. 자녀들 사이에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장남 B씨가 2020년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했고, 2023년 가정법원에서는 상가건물은 B씨가 단독으로 소유하는 것으로, 금융재산은 C씨와 D씨가 2분의 1씩 나눠 가지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속재산이 분할되기까지 상가건물은 B씨가 관리하면서 재산세도 모두 혼자 납부하고 있었습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이 확정되자 B씨는 동생들에게 자신이 납부한 재산세에 대해 각자 상속분만큼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동생들은 어차피 상가건물을 B씨가 단독으로 가져갔으니 재산세도 B씨가 혼자 내는 것이 옳다고 거부했습니다. B씨는 동생들에게 재산세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망인이 사망해 상속이 개시되면 공동상속인은 망인이 남긴 상속재산을 분할해야 합니다. 분할은 상속인 간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해 이뤄집니다. 그런데 분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유하게 되는데, 이를 ‘잠정적 공유상태’라고 부릅니다. 상속재산분할이 이뤄지기 전까지만 잠정적으로 공유하는 관계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재산세를 모두 납부함으로써 상속인 전원이 공동 면책됐다면, 재산세를 납부한 상속인은 다른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따라 구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사 재산세를 납부한 상속인이 그 상속재산을 단독 소유로 하는 것으로 상속재산분할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다른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구상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25. 3. 24.자 2024스866, 867, 868 결정).

그러므로 위 사례에서 장남 B씨는 동생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라 3분의 1씩 재산세를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는, 상속개시 후 상속재산분할이 완료되기 전까지 상속재산으로부터 발생하는 과실(임대료 등) 역시 공동상속인이 공동으로 취득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판례는 재산세와 달리 과실의 경우에는 공동상속인들이 구체적 상속분에 따라 취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5다27132, 27149 판결). 구체적 상속분이란 상속인 각자가 취득한 생전 증여 등 특별수익을 고려해 법정상속분을 조정한 상속분(실제로 상속재산에서 받게 되는 상속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세금은 법정상속분에 따라 책임진다고 하면서 과실은 구체적 상속분에 따라 취득한다고 하고 있어서 의문이 있습니다. 양자 모두 구체적 상속분에 따르는 것으로 일치시키는 게 타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상훈 법무법인 트리니티 대표변호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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