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보다 더 중요해요"…요즘 Z세대 '잠'에 푹 빠졌다 [트렌드+]

입력 2026-03-29 10:07   수정 2026-03-29 10:40


"남친이랑 데이트하러 경기도 이천에 있는 시몬스 테라스 가봤어요. 팝업처럼 예쁘게 꾸며서 가보고 싶었거든요."

"성수동에서 한 29CM 침구 팝업 가봤죠. 누가 팝업에서 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겠어요. 직접 해볼 수 있는 게 재밌었어요."


30대 직장인 최모 씨와 대학생 박소희(24) 씨는 침대·침구 복합문화공간과 팝업스토어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소비력이 큰 3050이 주를 이루던 침대·침구 등 수면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팝업스토어 등을 중심으로 Z세대(1997~2012년생)가 수면시장에 유입되면서다. 업계에서는 수면시장에서 주요 소비자층이 아니었던 Z세대가 핵심 '잠재 소비자'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Z세대 관계보다 수면 중요시…나이트루틴 관심도도↑

Z세대의 수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수면 인식 및 행태 기획조사 2025'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돈(37.4%) 다음 잠·수면(18.7%)을 꼽았다. 3위가 관계 (14.8%)였다. 해당 조사는 15~55세 12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이뤄졌다.

Z세대는 조사에서 유일하게 가족·친구·연인과의 관계보다 수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20대 초반일수록 수면을 중시했다. 19~24세 응답자의 21.2%가 잠·수면이 중요하다고 선택했다. 반면 전체 응답자 결과는, 돈 30.4%, 관계 22.8%, 잠·수면 15.5%로 집계됐다. 수면 부문에서 전체 응답자와 19~24세 응답자의 비중은 5.7%포인트 차이 났다.


숙면이 자기관리 일환으로 떠오르면서 Z세대의 수면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나이트 루틴'에 대한 검색량이 모닝 루틴을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나이트 루틴은 검색량은 지난해 6월 최초로 모닝 루틴 검색량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우위를 점했다. 나이트 루틴은 수면 질을 올리기 위해 식후 산책, 스트레칭, 명상 등 수면을 준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숙면·수면에 대한 관심은 SNS 게시글로도 확인된다. 틱톡에서 'nightroutine(나이트 루틴)' 해시태그 게시물은 180만개를 기록했다.

수면에 대한 Z세대 관심은 팝업스토어·복합문화공간 방문으로도 이어졌다. 시몬스는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위치한 본사 시몬스 팩토리움 옆에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를 운영하고 있다. 매트리스 체험은 물론 카페, 브랜드 뮤지엄 등 전시를 포함해 크리스마스 트리 일루미네이션 등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올해 2월 기준 누적 방문객 수 17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Z세대가 이전과 달리 수면 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나 체험 공간에서 Z세대의 방문이 눈에 띄고 있다"며 "Z세대는 바로 소비력을 갖추지 못해도 앞으로 시장을 선점할 잠재 소비자로서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침대 언급량 '417만건'…침대 브랜드별 이미지도 생겨
아울러 침대에 대한 언급량도 늘고 있다. 한경닷컴이 입수한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뉴엔AI가 '퀘타아이'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침대 언급량은 지난 2023년 294만5000건에서 2025년 417만2000건으로 29% 증가했다. 분석 채널은 카페,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X(엑스), 유튜브, 지식인으로, 지난 2023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간 데이터가 분석됐다. 뉴엔AI는 "침대가 단순 수면 공간을 넘어 휴식과 취미의 중심으로 변모한 것도 언급량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침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브랜드별 이미지도 생성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국내 수면 기술의 정통성·신뢰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시몬스, 에이스침대, 안데르센을 꼽았다. 해당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한국 제품 중 프리미엄을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한국인 체형 맞춤", "아이들 안전과 건강 중시" 등이 주를 이뤘다.

인테리어 조화와 기능 중시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는 한샘, 일룸이 언급됐다. 모션베드, 온열 패드와 같은 기능 등으로 침대에서 영상시청, 독서를 하는 소비자에게 해당 브랜드가 추천되는 편이었다.


침대 브랜드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도 생기는 만큼 국내 수면 시장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800억원대였던 수면 시장은 2025년 5조원 규모로 커졌다. 글로벌 시장은 더 긍정적이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수면과 경제학의 합성어) 시장은 올해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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