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발끈한 중국…"보복 경고"에 200만명 '술렁'

입력 2026-03-27 17:13   수정 2026-03-28 00:59


멕시코가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불사하고 나섰다. 멕시코 경제 핵심 축인 자동차산업이 중국 전기차 공세에 밀려 붕괴할 위기에 내몰리면서다. 올해 들어 멕시코가 50%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맞보복하는 모양새다. 멕시코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인 만큼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멕시코 “中, 보조금 과다 지급”

27일 중국 상무부는 멕시코의 새로운 관세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멕시코가 올해 1월부터 1463개 품목 아시아산 제품에 최대 50% 관세를 매기기로 한 조치에 대해서다. 이에 따라 중국산 자동차에 50%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등 중국 상품의 멕시코 시장 진입이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멕시코의 조치로 중국 정부는 자국 기계·전기 업종에서 94억달러(약 14조1400억원) 규모 손실이 초래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 산업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관련 조치를 할 권한이 있다”며 맞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현지 행사에서 “우리 산업을 불공정 경쟁으로부터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중국산 금속 제품이 멕시코에서 t당 150달러에 판매되는데 국가 보조금 없이는 불가능한 가격”이라고 맞섰다. 자동차 외에 섬유, 신발, 철강 업종도 멕시코 기업이 불리한 경쟁 조건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미국 눈치 보기도 이유”
자동차산업은 멕시코 경제의 핵심 축이다.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하며 제조업 내 비중은 18~20%에 이른다. 연간 차량 400만 대를 수출해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간접 고용까지 포함해 200만 명이 자동차산업에서 일한다.

하지만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은 멕시코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수입 차의 40%를 차지하며 2020년만 해도 0%이던 시장 점유율을 10%대까지 올렸다. 비야디, 지리, 체리 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진출한 까닭이다. 멕시코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경제 핵심 축인 자동차산업을 지키려는 멕시코 정부와 해외 시장 확대가 절실한 중국 자동차 기업 간 충돌은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양국 갈등 추이에 따라 북미 자동차 공급망 구조와 글로벌 자동차산업 지형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하며 미국 무역 장벽을 우회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중국 자동차 기업이 멕시코에서 생산하면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서다. 미국 정부도 멕시코가 중국 자동차의 북미 진출 통로가 되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대미 수출용 자동차와 부품 생산 기지로서 멕시코 역할을 위협한다. 실제로 이는 멕시코가 미국 및 캐나다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재검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회원국들은 이 협정을 향후 16년 더 연장할지, 아니면 개정을 추진할지 7월까지 결정해야 한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제조업체들이 멕시코를 우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에 우대 조건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으라고 멕시코 정부를 압박해왔다. 이를 막을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정이 불리하게 개정되고, 미국을 향한 멕시코의 자동차 생산도 위협받을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멕시코의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한 보호무역 성격이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 협정 재협상과 공급망 재편 전략에 영향을 받은 결정”이라며 “미국이 멕시코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생산 비율 규정을 강화하면 멕시코 경제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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