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20)의 머그샷이 공개되자 황당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김소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과는 전혀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은 인공지능(AI) 효과로 만든 이미지로 알려졌다.
김소영이 쓴 앱은 중국산 메이투(Meitu)로 추정된다. 해당 앱은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서 설경 등 필터링이 큰 인기를 끌며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그전까지만 해도 60만명 선이었던 이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32만명으로 2배가량 폭증했다.

기자는 해당 앱으로 사진을 만들었을 때, 김소영과 같이 실물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는지 실험해봤다. 기자가 앱을 설치한 후 실행하니 다양한 AI 효과 추천이 바로 떴다. 3월 봄이 다가오면서 '봄 필수 필터'가 상단에 나왔다. 그 아래로는 'VLOG', 'K감성 x 핫트렌드', '야외촬영 필수 아이템'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K감성 x 핫트렌드'에는 한복 화보, 감정 아홉컷, 글리치 효과, 한옥 설정 등이 있었는데 모두 한국 정서를 표현한 것이었다. 중국 앱이지만 현지화에 굉장히 신경 썼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가 아무거나 눌러 AI 필터링을 해보려고 하자, 월 9900원 결제창이 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는 실험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기자는 더 싼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지만 선택은 1개월에 9900원이 아니면 1년 정기 구독(월 4000원이지만 한 번에 4만8000원 결제)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김소영도 해당 앱에서 유료 결제를 해 보정을 한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기자는 이날 이 취재를 위해서 1만원의 거금을 결제하기로 했다. 평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아니면 앱에 돈을 쓰지 않는 편에다, 셀카는커녕 사진 촬영도 잘 안 하는 40대에 가까운 전형적인 남자다.

먼저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가기 전에 아무렇게나 사진 한 장을 찍었다. 특별히 밝은 표정을 짓지도 않았고 일부러 얼굴을 작게 보이기 위해 각도에 심혈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얼마나 앱의 AI 보정 효과가 뛰어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피부에는 스킨과 가벼운 선로션만 바른 상태였다.
처음에는 1만원이라는 금액이 꽤 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워낙 다양한 AI 필터링이 제공되다 보니 평소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덜한데도 흥미를 느꼈다.
김소영이 적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설경 투컷' 등 AI 효과를 동일하게 기자의 사진에 적용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혀 다른 배경에 기자의 외모를 자연스럽게 합성했을뿐 아니라 머리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학습했기 때문이다. 다만 김소영처럼 극적인 효과는 없었다.

기자의 피부 톤이 그다지 밝지 않은데다 원본 사진이 어두운 탓인지, 김소영 SNS 사진처럼 피부 톤까지 밝게 나오지도 않았다. 공개된 머그샷에 따르면 김소영의 원래 피부 톤도 기자와 비슷하거나 더 어두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앱 자체 내에서 메이크업이나 피부 결 개선, 얼굴 모양 보정 등을 더 사용하면 보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소영이 화장을 한 채로 앱을 사용한 후에 추가적인 보정을 거쳐 확산된 SNS 사진과 같은 결과물을 얻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이투는 중국산이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줄곧 제기됐다. 수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꼭 지워야 할 중국 앱'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기자가 앱을 사용할 때는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이미지가 클라우드에 업로드된다. 모든 정보는 암호화되어 전송되며 당사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는 안내가 나온다.
하지만 기자처럼 셀카에는 평소 흥미가 없는 남자도 재미를 느낄 만큼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풍부했다. 학습 데이터가 풍부한 여성에게 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줄 가능성이 높은 탓에 여성을 중심으로 이용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해당 앱의 MAU는 11월 최고를 찍은 후에도 이전보다 10~20% 많은 사용 자수를 유지 중이다.
모바일인덱스의 사용자 통계 분석 결과, 여성 사용자 비율은 85%에 달한다. 그중 10대 이하와 20대 사용자 비율은 각각 32%, 29%로 압도적으로 많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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