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매파·비둘기파? 유연한 대처가 바람직"…국채금리 진정

입력 2026-03-31 17:32   수정 2026-04-01 01:03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다소 잦아들면서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누그러졌다. “매파, 비둘기파의 이분법적 구분보다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바람직하다”는 신 후보자의 발언이 전해지면서다.

31일 신 후보자는 서울 세종대로 한화금융플라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매파, 비둘기파 등 이분법적인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경제 전체의 흐름을 잘 읽고, 시스템 차원에서 금융 구조와 실물 경제의 상호작용을 충분히 파악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을 묻는 말에는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한 측면이 있고, 경제는 하방 리스크(위험)에 직면했다”며 “다만 전쟁의 전개 과정이나 지속 여부가 워낙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 우려한 매파적 발언과 거리가 먼 중립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채권 금리는 진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연 3.55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환율은 달러당 153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530.1원에 낮 시간대 거래를 마쳤다. 2009년 3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신 후보자는 “환율에 대해 큰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높을 땐 달러 유동성이나 자본 유출 같은 대외 리스크를 걱정하지만 최근에 상당히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증가로 외환 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차입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달러가 풍부하기 때문에 대외 리스크는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자의 발언에 소폭 하락한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개방 없이 이란 전쟁을 끝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차 급등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이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다른 통화와의)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은 1530원을 웃돌았다. 이날 한은 등 외환당국은 작년 4분기(10~12월)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총 224억67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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