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사실을 지적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방미심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방미심위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편향성 논란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거부 등으로 해체된 옛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체해 방송과 유튜브 등 미디어를 심의·감독하는 기구다. 초대 위원장 후보인 고 후보자는 한겨레신문 출신으로 서울신문 사장을 지냈다.
이준석 의원은 "고 후보자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소 안내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이 벌어지자 한나라당과 선거관리위원회, KT가 결탁해 선거 조작 '기획범죄'를 벌였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며 "한나라당이 싫고 박근혜가 싫으니까 선관위가 피해자인데도 선관위는 공모자라는 논리를 전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지적을 성실하게 받아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모자란 것 없게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과거 고 후보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운동에 가담했고, 2012년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한 전력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최근 조국혁신당 지지선언을 하는 등의 행적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극단적인 이념 편향성을 갖고 그 자리에 계시는 게 부적격하다는 게 제 의견"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 방심위의 '편파 심의' 사례를 지목하며 고 후보자에게 '기구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MBC의 '바이든 날리면' 발언 보도와 관련해 당시 방심위는 MBC에 과징금 3000만 원 처분을 내렸다가 법원에서 취소 판결을 받았다"며 "류희림 전 위원장 체제 방심위는 윤석열과 김건희의 심기보좌위로 전락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 후보자는 "그 일은 아주 뼈아픈 대목"이라며 "(방심위가) 국민들의 신뢰를 더 잃은 계기가 됐다"고 대답했다.
방미심위가 김우석 상임위원 선출 과정에서 과거 심의 내용에 대한 해명서를 요구한 것도 지적됐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과거에 심의한 게 잘못됐으니 해명해라, 반성문 써라 그리고 진상조사 받으라는 것 아니냐"며 "이게 북한인가 중국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후보자는 이에 대해 "상임위원 호선을 정상적으로 이끌어 가고 매듭 짓기 위한 과정에서 우리 위원들이 스스로 제안한 토론이며 반성문을 요구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른바 '조폭 연루설'과 관련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사과를 요청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의 SNS를 통한 겁박에 민주당정청래 대표도 참전했다"며 "다음은 뭐겠느냐. 방미심위를 통해 SBS에 제재를 가하려고 하거나 방송3법 때처럼 법을 바꿔 지배구조를 바꾸려 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든다"고 했다.
한편 김장겸 의원은 청문회에 앞서 고 후보자가 1992년부터 교통질서 위반 과태료 체납 등으로 총 17차례 차량 압류 처분을 받았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고 후보자는 주차위반 과태료와 자동차세 체납으로 수 차례 차량 압류 처분을 받았다. 또 지난해 말 어린이보호구역 신호위반으로 13만원의 과태료를 받는 등 최근 10년 사이에 주차·신호위반, 적성검사 기간 경과, 차동차검사 위반 등 6차례 과태료를 받았다. 김 의원은 “도로 법규조차 반복적으로 어긴 인물에게 방송과 통신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해야 할 자리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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