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의 기업결합을 불허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것을 포기했다. 공정위의 완강한 태도에 이의신청을 통해 결과를 뒤집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피니티는 SK렌터카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롯데렌탈을 인수하는 새로운 구조를 짜 기업결합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공정위가 내린 SK렌터카와 롯데렌탈 기업결합 금지 조치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하는 이들은 처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어피니티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기한은 지난달 30일이다. 공정위에는 롯데렌탈 기업결합과 관련해 어피니티로부터 접수된 이의신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3월 롯데렌탈 지분 56.17%를 1조573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2120억원을 롯데렌탈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었다. 2024년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한 뒤 이어진 연타석 '빅딜'이었다. 하지만 공정위 제동에 딜이 멈췄다. 공정위는 국내 렌터카업계 1·2위 사업자인 두 회사를 어피니티가 모두 인수하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어피니티는 이의신청을 제기하진 않았지만 롯데렌탈 인수를 포기한 건 아니다. 어피니티는 먼저 인수한 SK렌터카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롯데렌탈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다시 짜 기업결합을 신규로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 롯데그룹 측과 롯데렌탈 인수 가격 등 조건도 다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피니티 입장에선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롯데렌탈을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적잖은 손해가 예상된다. 우선 SK렌터카를 다시 시장에 내놓을 경우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다. 롯데렌탈 딜이 늘어지면서 무의미하게 시간도 낭비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이 어피니티의 리더십을 흔들어놓기도 했다. 어피니티의 한국 사업을 이끌던 민병철 총괄 대표는 롯데렌탈 딜이 지연된 것에 책임을 지고 최근 회사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 대표는 2014년 KT렌탈(현 롯데렌탈) 인수전 때부터 어피니티의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민 대표의 이탈로 딜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는 기존 판단에 오류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피니티로선 딜 구조를 바꿔 재신청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시간이 곧 수익률로 연결되는 PEF의 특성상 어피니티는 어떤 방식으로 딜을 성사시키더라도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송은경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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