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3월 5일자 A1, 12면 참조

한화그룹의 주력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일 풍산 탄약사업부(방위산업 부문) 매각 비공개 입찰에 참여해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제안서는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따라 초기에 제출하는 인수의향서(LOI)보다 구속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거론된 현대자동차그룹 방산 계열사인 현대로템, 중견기업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한화그룹의 강력한 의지 때문에 인수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풍산은 먼저 인적 분할을 통해 방산부문을 떼어낸 뒤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산은 최대주주가 풍산홀딩스로 지분율이 38%이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는 풍산홀딩스 지분 48.7%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총액 2조6000억원 규모인 풍산의 방산부문 신설법인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가는 거래 대상이 되는 신설법인 지분 38%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한 1조5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류 회장 간 친밀한 유대관계가 이번 딜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교류협회 회장직을 지내며 글로벌 방산 인맥이 상당한 김 회장과 국내 최대 미국 공화당 인맥을 자랑하는 류 회장은 ‘미국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과 류 회장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점도 M&A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풍산 탄약사업을 인수하면 포와 탄을 아우르는 완결형 화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풍산은 5.56㎜ 소구경탄부터 155㎜ 곡사포탄까지 한국군이 사용하는 주요 탄약을 독점 생산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 등 여파로 자주포용 155㎜ 포탄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포탄의 주요 수요자인 만큼 풍산 방산사업부를 인수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무기 플랫폼에 풍산의 포탄·탄두 생산 능력이 결합하면 무기체계와 탄약, 유지·보수까지 묶은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방산업체 특성상 독과점 이슈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탄약은 정부가 수요독점자로 시장을 통제하면서 원가와 마진을 정하기 때문에 독과점 이슈에 대해 일반 시장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선진국 방산업체에서 포와 탄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가 보편화된 점도 한화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정부의 승인도 무난히 넘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방산 기업 M&A는 방위사업법상 산업통상부와 방위사업청 허락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 승인은 안정적인 무기 공급이 핵심 평가 요소여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대규/송은경/최다은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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