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줄고 집값 꿈틀 대자…다주택자 '급매의 시간' 한 달 연장

입력 2026-04-06 17:47   수정 2026-04-13 16:42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대로 오는 5월 9일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한 거래까지 양도소득세 중과가 유예되면 시장에 다주택자 매물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월 말 이후 급증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중과 시한이 다가오면서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지난주 강남권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외곽 아파트 매수세가 늘어 서울 집값이 상승 움직임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 출회도 유도해 5월 9일 후 ‘매물 잠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 ‘잔금→계약→신청’으로 기준 완화
정부는 2월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방안을 발표하면서 당초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는 조건을 ‘계약하고 계약금이 지급된 게 확인됐을 경우’로 완화해줬다. 거래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과 매수자의 자금조달 여건 등을 감안하면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를 수 있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주택자가 최대한 많은 물건을 내놓고 매매가 이뤄지도록 독려하는 게 정책 취지라고도 설명했다.

이번에 중과세 유예 조건을 ‘계약’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으로 사실상 다시 한번 완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심사가 길어져 기한 내 계약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감안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를 약정한 뒤 담당 자치구에 ‘허가 신청→허가 완료→정식 계약→실거래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청 후 허가까지 법적으로 평일 기준 최장 15일(주말 포함 3주)이 걸린다. 각종 휴일까지 감안하면 4월 17일이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2개월 새 정부 기준이 달라져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한 지 수개월이 지난 만큼 심사 불확실성 부분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며 “나름의 매각 일정을 세우고 움직이는 실수요자를 배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러 부처가 논의에 참여하면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비판도 있다.

중과세 유예 적용 기준을 바꾸기 위해서는 소득세법 시행령과 부동산 거래신고법 시행령을 다시 개정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에 2~3주가 걸린다”며 “다주택자는 이와 관계없이 5월 9일까지 거래 허가를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 한 달 시간 번 다주택자…매물 늘 듯
시장에서는 중과세 유예 대상을 신청 건으로 완화하면 남은 한 달간 매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달 8만 건을 돌파(3월 21일 기준)한 서울 아파트 매물은 ‘다주택자 급매장이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7만5501건으로 열흘 전 7만8780건에 비해 4.2% 감소했다. 강남구가 10.8%(1만1168건→9965건) 빠지며 1만 건 밑으로 내려왔다. 성동구와 광진구가 각각 3.9%, 동작구는 3.5% 줄어드는 등 선호 지역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매물 감소 속에 서울 아파트 가격도 다시 자극받는 듯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30일 기준) 용산구 아파트 가격은 5주 연속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하고 0.04% 상승했다. 동작구도 2주간의 하락세를 끝내고 0.04% 올랐다. 서초구는 -0.09%에서 -0.02%로, 송파구는 -0.07%에서 -0.01%로 낙폭이 축소됐다. 3월 셋째 주까지 상승 폭을 줄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도 최근 2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금 부담을 버틸 수 없는 집주인은 매도를 택할 수 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 방향은 보유세 강화 여부와 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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