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의 공습…BYD 매장수 수입차 '빅4'로

입력 2026-04-08 08:00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 진출 1년 3개월 만에 수입차 매장 수 기준 ‘빅4’에 올라섰다. 공격적인 판매망 확장 전략으로 미국 테슬라는 물론 렉서스와 도요타 등 전통의 수입차 강자보다 더 많은 매장을 확보했다. 현대차·기아와 테슬라에 밀려 고전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저렴한 가격과 고사양 옵션을 무기로 중저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보다 매장 3배 더 많아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있는 BYD 전시장 수는 32개로 집계됐다. 작년 1월 한국에 처음 진출한 뒤 월평균 2~3개의 매장을 잇달아 연 결과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선 BMW(67개)와 메르세데스벤츠(65개), 볼보(39개)에 이어 아우디와 공동 4위다. 다만 이달 중 매장 한 곳을 추가하기로 하면서 아우디를 제칠 예정이다. 매장 수가 9개인 테슬라보다는 세 배 이상 많다. BYD는 연말까지 전시장을 35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BYD가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는 이유는 중국차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시장에서 BYD 전기차를 직접 보고 운행하는 경험을 통해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한국 전기차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른바 ‘명당’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2013년부터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했던 서울 서초동 매장을 BYD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 게 대표적이다. 서울 고덕동 미국 스탤란티스의 지프 매장 역시 BYD가 인수해 전시장으로 사용 중이다.

◇2000만원 초반대 전기차 내놔
BYD의 판매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등록 대수 기준으로 BYD는 1664대를 팔아 테슬라(1만1130대)와 BMW(6785대), 메르세데스벤츠(5419대) 등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 대수는 8411대다. 테슬라가 누적 판매량을 달성하는 데 약 3년이 걸렸는데, BYD는 이 기간을 1년 4개월로 단축할 가능성이 크다.

BYD가 한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배경에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 있다. 대표 모델인 아토3(사진)의 가격은 상위 트림 기준 3300만원(보조금 제외)이다. 동급 모델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 ‘EV3’보다 700만원가량 저렴하다. 지난 2월 한국 시장에 출시한 돌핀의 가격은 2450만원에 불과하다. 보조금을 받을 경우 차량 가격은 2000만원 초반으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대형 디스플레이, 통풍·열선 시트 등 주요 편의사양을 기본 또는 낮은 트림에서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BYD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차량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저가 중심의 포지셔닝 전략도 맞아떨어졌다. 프리미엄~보급형 모델 중심인 현대차·기아와 테슬라와 다른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전기차의 한국 공습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서울과 대전, 인천 등 국내 주요 도시에 전시장을 만들고 있다. 서울 대치동과 서초동 전시장은 과거 포드와 푸조 전시장이 있던 곳을 지커 매장으로 꾸몄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작년 6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중국 체리자동차도 한국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국 차에 대한 반감이 컸던 한국 소비자들이 중국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을 주시하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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