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뛰고, OTT에 치이고…K드라마 제작사 주가 주르륵

입력 2026-04-07 17:37   수정 2026-04-08 01:10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넷플릭스 내 한국 드라마 시청 시간 비중은 약 14.6%다.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가 미국 드라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찾는 콘텐츠가 바로 한국 드라마(K드라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같은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제작하는 국내 제작사의 주가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들은 사실상 역사상 최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록하며 극심한 저평가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0% 하락한 3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21.87% 하락한 수치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폭군의 셰프’ 최고 시청률은 17.1%, 올해 방영을 마친 ‘언더커버 미쓰홍’은 최고 시청률이 13.1%까지 오르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주요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기간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14.54%),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제작사 에이스토리(-30.22%)의 주가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기업의 시장가치를 나타내는 PBR도 역사적 하단권으로 추락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PBR은 2022년 3월 3.99배에 달했으나 이날 1.25배로 주저앉았다. 특히 방송사와 관련이 없는 독립제작사인 에이스토리(0.94배), 삼화네트웍스(0.68배), 팬엔터테인먼트(0.65배)의 PBR은 1배 이하로 떨어지며 크게 훼손됐다.

전문가들은 제작사들의 주가 부진 원인으로 ‘기형적인 비용 구조’를 꼽았다. K드라마의 위상이 단기간에 올라가면서 스타 작가, 감독, 배우 섭외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제작비는 크게 뛰었으나, 돌아오는 이익은 철저히 제한되고 있다. 방송사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이 독점적인 편성 권한을 쥐고 있어서다. 작품이 아무리 큰 글로벌 흥행을 거두더라도 제작사가 온전히 가져갈 수 있는 매출총이익률(GPM) 상단은 한 자릿수에서 10%대에 묶여 있는 구조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작사들이 기업가치 재평가를 받기 위해선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경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대형사들은 이미 보유한 옛날 작품을 재판매하는 ‘구작 라이브러리 수익화’에 나설 수 있다”며 “또한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드라마의 리메이크, 포맷 수출, 디지털 콘텐츠, 글로벌 공동제작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반복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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