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쿠팡·통신 3사도 영향권…조단위 소송전 몰아치나

입력 2026-04-07 17:58   수정 2026-04-08 01:31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집단소송법 확대 개편안의 핵심 쟁점은 법 시행 전에 발생한 사건에도 소송을 허용하는 소급 적용 여부다. 소급 적용이 확정되면 2500만 명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를 낸 SK텔레콤부터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까지 집단소송 영향권에 놓인다.

집단소송법은 동일한 원인으로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대표당사자가 피해자 전원을 위해 소송을 수행하는 제도다. 법무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증권 분야에 한정된 현행 제도를 개인정보 유출, 제조물 결함, 환경오염 등 모든 분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소급 적용 채택이 최대 쟁점
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9일 발의한 집단소송법안 부칙 제3조는 “이 법 시행 이전에 생긴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도 적용한다”고 명시해 전면 소급을 채택했다. 오기형 서영교 박주민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소급 조항 자체가 없고, 김남근 민주당 의원안은 “시행 이후 최초로 제기되는 소송부터 적용”하도록 명시했다.

소급 찬성론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가습기 살균제 등 이미 발생한 피해의 구제 실효성을 근거로 든다. 쿠팡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은 1인당 최저 청구액 10만원만 적용해도 배상액이 3조3700억원에 이른다. 법 시행 전 예측할 수 없었던 리스크를 기업에 소급 부과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소급 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집단소송이 잦은 미국에서는 최근 소송 타깃이 기술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아디다스는 틱톡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트래킹 픽셀(웹사이트 방문자 추적 기술)을 통해 방문자 동의 없이 인터넷 주소(IP)를 수집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연방법원에 피소됐다. 이노데이터·오디티테크는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과장 홍보했다는 혐의로 주주 집단소송을 당했다.
◇“소송 허가 엄격…남소 가능성 작아”
박균택안의 소송 허가 요건은 증권관련집단소송법과 사실상 동일하다. 구성원 50인 이상, 중요 쟁점의 공통성 등을 핵심으로 한다. 계류 중인 법안들은 공통적으로 제외 신고를 하지 않으면 판결 효력이 자동 적용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채택했다. 박주민안은 소송 허가 결정을 3개월 이내에 내리도록 기간을 명시하고 있으며, 백혜련안은 한발 더 나아가 3개월 내 결정이 없으면 허가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까지 두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송 허가 요건이 엄격하게 유지된다면 함부로 재판을 신청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증권 관련 집단소송은 2005년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소가 제기된 사례가 12건에 불과하다.

서정 법무법인 서이헌 대표변호사는 “집단소송제가 전 분야로 확대되면 기업으로서는 소송 대표들과 조정·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소송 허가 요건이 기존 증권 집단소송처럼 엄격하게 적용된다면 남소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 운용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소송과 달리 일반 집단소송에서는 판결 확정 후에도 피해자 특정이 어려운 사례가 대부분이다. 배상금 분배도 증권소송처럼 ‘주식 수×손해단가’로 자동 산출이 불가능해 분배관리인이 권리신고자 자격을 일일이 심사해야 한다.

기업들은 집단소송 리스크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경제단체들이 결사반대를 외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플랫폼 기업은 환불·약관 문제, 금융·보험업은 불완전판매,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조 단위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허란/정희원/강현우 기자 why@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