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값 L당 2000원 돌파…정부 '최고가격제' 딜레마

입력 2026-04-07 17:51   수정 2026-04-08 01:24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어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급등한 2022년 7월 25일(L당 2005.01원) 후 약 3년8개월 만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2001.54원이었다. 전날보다 11.15원 올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8.54원 상승한 L당 1966.91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도 L당 1958.15원으로 전날 대비 8.94원 뛰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도매 최고가격을 L당 1724원에서 1934원으로 높인 영향이 시차를 두고 소매 가격에 반영됐다. 2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한 뒤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은 12일 연속 상승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오는 10일 0시부터 3차 석유 최고가격을 적용할 예정이다. 3차 최고가격도 기존 최고가격 산정 때와 마찬가지로 국제 석유 제품 가격 인상률을 반영해 결정한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41.88달러(6일 기준)로 2주 새 8.7% 올랐다. 한편 이날 오후 10시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미국이 이란 하르그섬 군사시설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전장 대비 2.89% 뛴 배럴당 115.6달러까지 올랐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고려해 국제 가격 인상률을 최고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2차 최고가격 설정 때 휘발유와 경유, 실내 등유 등 모든 유종을 1차 최고가격 대비 210원 일괄적으로 인상한 것도 정책적 판단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3차 최고가격엔 2차 최고가격 때 미반영한 인상분을 추가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장기화로 원유 공급난이 심해지자 정부가 8일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등 수요 억제책을 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 참여 요청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5대 금융지주사 등은 자발적으로 승용차 5부제를 시행했다. 시멘트와 정유, 석유화학 업종 대표 기업 50곳은 올해 석유 사용량을 전년 대비 3.3% 줄이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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