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우디 석화단지 공격…역내 에너지 인프라 '비상'

입력 2026-04-08 06:47   수정 2026-04-08 06:48

중동 전쟁의 불길이 이번엔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화학 거점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이란이 사우디 동부 주바일 산업단지 내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타격했다고 주장하면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이어 역내 에너지 인프라 자체가 직접 공격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내고 사우디 주바일 산업단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자국 아살루예 석유화학 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아살루예는 세계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연결된 핵심 에너지 거점으로 꼽힌다. 이란은 자국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자 사우디 핵심 산업지대를 공격해 맞받아친 것이다.

IRGC는 공격 대상에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미국 다우케미컬의 합작사인 사다라 단지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주바일은 사우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허브다. 사우디 아람코를 비롯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로이터가 확인한 영상을 보면 주바일 방향에서 연기와 화염이 솟구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다만 실제로 어떤 시설이 타격을 입었는지,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우디는 방어에 나섰다. 사우디 국방부는 동부 지역을 향해 날아온 탄도미사일 7기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잔해가 에너지 시설 인근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현지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셰브론 필립스 케미칼은 자사 시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상황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은 역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시장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군사 충돌 이상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동 전쟁이 해상 봉쇄를 넘어 생산·정제·석유화학 시설을 직접 겨누는 단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사우디 핵심 산업시설이 흔들릴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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