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8일 11: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골프 시뮬레이터 전문기업 크리에이츠가 코스닥 시장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 2024년 고평가 논란으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에 실패한 지 2년 만이다. 이번에는 스팩 합병 대신 일반 상장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츠는 전날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과거 파트너였던 NH투자증권에서 주관사를 교체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골프 스윙 분석 시뮬레이터 전문기업이다. 초고속 이미지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골프 론치 모니터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한다.
크리에이츠는 지난 2023년 NH스팩20호와 합병을 추진했다. 당시 공모액 400억원 규모의 대형 스팩과 결합하는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스팩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합병 추진 당시 크리에이츠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약 4100억원이었다. 스팩 주주들은 실적 대비 몸값이 높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했다. 크리에이츠는 기업가치를 3600억원대까지 하향 조정했으나 이듬해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이번 재도전 과정에서 실적이 더 좋아졌다. 크리에이츠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42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스팩 합병 무산 직후인 2024년 영업이익이 15억원까지 급감했으나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 구조도 바뀌었다. 2022년 387억원이었던 국내 매출은 지난해 188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매출은 233억원에서 802억원으로 4배 가량 늘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상장 무산 이후 크리에이츠는 자회사 큐이디(QED)를 흡수 합병했다. 글로벌 브랜드 유니코를 통합 브랜드로 재편했다. 이를 기반으로 북미 상업용 골프 시장을 공략하며 해외 매출이 늘었다. 카메라 기반 센서 기술과 인공지능(AI) 기반 스윙 분석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부문의 내재화도 마친 상태다.
시장에서는 크리에이츠의 기업가치가 과거 수준인 40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만큼 고평가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형 스팩 합병 실패 후 일반 상장으로 선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나금융25호스팩과 합병이 무산됐던 2차전지 검사 기업 피아이이는 일반 상장으로 선회해 2025년 1월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IPO 업계 관계자는 "미국 골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며 사업 여건은 우호적인 상황이다"며 "해외 성장성을 실적으로 증명한 만큼 이번에는 완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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