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미국·이란 협상 '총력전'…무비자 입국도 허용

입력 2026-04-11 12:07   수정 2026-04-11 12:08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앞두고 중재국 파키스탄이 회담 성공을 위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란 고위 대표단을 공항에서 직접 영접한 데 이어 각국 외교 수장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국제적 지지를 확보보하는 데 공을 들이는 중이다. 협상 참가 대표단과 취재진에 대해선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1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이란 고위 대표단이 전날 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 공항에는 파키스탄의 사실상 최고 권력자로 꼽히는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과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 사르다르 아야즈 사디크 의회의장, 모흐신 나크비 내무장관이 나와 대표단을 맞았다. 이란 민간항공사 메라즈항공 여객기에서 내린 대표단을 향해 파키스탄 측 인사들이 서로 뺨을 맞대는 방식으로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포착됐다.

다르 장관은 양측이 건설적으로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면서 무력 충돌 문제의 지속적 해결책 도출을 위해 파키스탄이 계속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같은 날 외교전에 나섰다. 샤리프 총리는 엑스를 통해 전날 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의 휴전·협상 진전을 도운 파키스탄의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샤리프 총리는 스타머 총리를 비롯한 유럽과 국제사회 주요 지도자들이 파키스탄의 평화 중재 노력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낸 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이 지역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휴전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파키스탄 외교 수장도 유럽과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연쇄 접촉을 이어갔다. 외무부에 따르면 다르 장관은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톰 베렌드센 네덜란드 외무장관,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연달아 통화했다. 이들에게서 파키스탄의 외교 노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달받았다는 게 파키스탄 외무부 설명이다.

특히 프랑스·네덜란드와는 레바논에서의 심각한 휴전 위반에 관한 우려를 공유했다.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휴전의 완전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회담 운영을 위한 편의 제공에도 나섰다. 외무부는 이날 협상을 위해 입국하는 모든 대표단과 참가국 취재진을 환영하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도착 비자를 발급하고 모든 항공사에는 이들의 무비자 탑승을 허용하라고 안내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각각 별도의 회의실에 앉고 파키스탄 관리들이 중간에서 양측 제안을 주고받는 간접 회담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는 앞서 오만이 중재했던 협상 방식과 같은 형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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