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산다" 구매 제한까지…2030 꽂힌 바지 뭐길래 [트렌드+]

입력 2026-04-14 19:14   수정 2026-04-14 20:34


"이거 저번 주에 한 불교박람회에서 산 거예요."

지난 7일 낮 12시경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연화사 식당에서 무료 점심을 먹고 있던 대학생 김정연 씨(22)는 티셔츠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티셔츠에는 '연결된 모든 세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물고기, 나무, 달, 아이 등의 그림이 프린팅돼 있었다. 모두가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의 '인드라망' 사상을 담은 굿즈였다.



불교박람회로 촉발된 관심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패션 소비로도 확장하고 있다. 불교를 모티브로 한 티셔츠와 굿즈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일명 '불교코어'다.
불교 패션 브랜드, 카톡 선물하기 '1위' 찍어…승복 바지도 '인기'

지난 3일 불교 패션 브랜드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급상승 인기 선물 키워드 1위를 차지했다. 불교 철학과 요가 명상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티셔츠, 후드티, 모자, 키링 등 제품을 판매하는 '바반투'다. 불교박람회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나도 불교 패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12일 기준 바반투 제품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의류 전체 순위에서 6위를 달성했다. 키링 또한 잡화·액세서리 분야에서 8위를 차지했다.

불교박람회에서 첫날 오후 2시부터 입장을 마감한 불교 굿즈 브랜드 '해탈컴퍼니' 또한 데님 승복바지 등 인기가 폭발하면서 배송지연을 안내하고 있다. 해탈컴퍼니는 조기 품절을 예상해 불교박람회 당시 데님 승복바지를 일일 50장, 1인 1장으로 구매 제한을 걸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키링 등으로 은근한 취향을 드러내는 소비에서 나아가, 옷을 통해 불교 메시지를 전면에 드러내는 2030이 늘고 있다. 불교를 '믿기'보다 '표현'하는 수단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모씨(36)는 불교박람회 개막 첫날 오픈런으로 해탈컴퍼니 부스에 들려 대기줄을 섰다. 티셔츠 등 불교 굿즈를 사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불자는 아니지만 오늘 굿즈를 사서 담아가려고 장바구니도 가져왔다"며 "티셔츠는 실제로 입을진 모르겠지만, 위트있는 게 많아서 구매하고 싶더라 친구들이랑 놀 때 잠옷으로 입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불교박람회 현장 등록 조기 종료까지…"힙함이 전통을 발견"



2030 사이에 분 불교 굿즈 열기로, 이번 불교 박람회는 역대 최고 수준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사무국에 따르면 올해는 약 25만명의 관람객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방문객 구성은 MZ세대 73%, 무종교 관람객 48%를 기록했다. 특히 사전등록 인원만 5만7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3일 차에는 오전 안전 수용 인원을 고려해 현장 등록을 조기에 종료하기도 했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언급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여론·소셜 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의 소셜 트랜드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소셜 언급량은 3년 사이 최대 17배 폭증했다. SNS 부문별로 보면 4월 기준 블로그 언급량은 2023년 117건에서 2025년 1955건으로 1564% 증가했다. 인스타그램은 같은 기간 68건에서 611건으로 799% 늘었다. 커뮤니티는 같은 기간 21건에서 579건으로 2757% 뛰었다.



불교박람회 주요 연관어에서도 '불교 코어' 패션이 확인됐다. 주요 연관어에서 굿즈는 1259건으로 2위, 티셔츠는 1090건으로 5위를 차지했다. 썸트랜드는 불교 코어가 확산한 이유에 대해 "불교 아이콘을 젊은 세대 감성 굿즈로 재설계한 것이 핵심 방문 동기"라며 "현대적 디자인의 불교 문화 상품이 SNS 공유 유인을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불교박람회 관련 감성어는 '다양한' 1016건, '재밌다' 897건, '귀엽다' 871건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데이터분석 업계는 '불교 코어' 열풍이 불교가 힙해진 게 아니라 힙함이 전통을 발견했다고 바라봤다. 썸트렌드 관계자는 "불교 열풍은 방향성이 역전돼 있다"며 "불교가 먼저 힙해진 게 아니라, 이미 힙한 감성 귀여운 굿즈·체험·팝업 등의 문법이 불교라는 콘텐츠에 씌워진 것이다. 같은 공식이 단청·민화·다도·사찰음식에도 이식 가능함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토핑경제와도 맞닿은 불교코어…감성 소비재로 전환"

전문가는 불교 코어 확산에 대해 불교 용품들이 목적성을 달성하기 보다는 감성 소비재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불교가 지난해부터 윤성호 개그맨이 활동하는 뉴진스님 등으로 친근하고 부담없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게 된 같다"며 "향, 염주 등 기존 종교 용품이 인테리어나 힐링 감성 아이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옷이 소비되는 것도 종교감에 대한 거부감이 굉장히 줄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교수는 "이는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토핑경제와도 맞닿아 있다"며 "소비자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요소를 선택해 표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핑경제는 본체보다 액세서리 같은 토핑이 더 주목받는 것처럼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를 의미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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