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샤넬의 호갱님"…한국서만 '축포' 터뜨린 명품 브랜드들

입력 2026-04-19 13:09   수정 2026-04-19 14:21

지난해 명품업계는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잘나가던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매출은 줄었다. 중국 소비 침체의 장기화와 Z세대 이탈로 수익성까지 악화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업계에서는 ‘역대급 위기’라는 말이 나왔다.

한국 상황은 달랐다. 주요 브랜드 모두 지난해 한국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외형 확장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챙겼다. 수차례 가격 인상에도 한국 소비자들이 구매해준 결과다. 이런 가운데 루이비통은 기부금 규모를 줄였다. 특별한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 브랜드들은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인색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책임회사로 바뀌며 실적 공시 의무가 사라진 구찌코리아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짐작된다.
◆ “한국 없으면 어쩔 뻔” 에·루·샤 실적 개선 성공’
주요 명품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는 지난해 한국에서 모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우선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1조1251억원의 매출과 30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르메스가 한국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6.7%, 14.5% 증가했다.

샤넬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샤넬은 지난해 매출 2조126억원과 영업이익 33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24.6% 급증했다. 샤넬은 매출 2조원의 벽을 넘으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과한 로고플레이로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은 루이비통 역시 한국에서 매출 1조8543억원, 영업이익 52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1% 뛰었다.

이들의 한국 실적은 글로벌 상황과 반대다. 루이비통을 운영하는 세계 1위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808억유로(약 117조원)에 그쳤다.

지난해 LVMH의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5% 줄어든 808억700만유로(약 117조원)였다. 순이익은 13% 감소한 108억7800만유로(약 19조원)에 그쳤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우리는 고객들의 변함없는 충성도와 증가하는 수요에 힘입어 더욱 성장했다”고 자찬했지만 주주들의 신뢰는 악화하고 있다. 주가는 4월 14일 469.4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 대비 26.8% 하락했다. 890유로를 돌파한 2023년과 비교하면 47.3% 급락했다.

구찌 운영사 케링그룹 역시 구찌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세다. 구찌는 지난해 59억9200만유로(약 10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2%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40% 쪼그라든 9억600만유로다. 그 결과 케링그룹 주가는 올해 초 대비 8.9% 하락한 277유로를 기록 중이다. 2021년 8월(788유로) 대비 64.9% 떨어졌다.

에르메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4월 14일 1770유로를 기록하며 올해 초보다 15.9% 내렸다. 2800유로를 돌파한 지난해 2월 대비 37.7% 빠졌다.

명품 주가 하락은 중국의 소비 침체, 잘파세대(1995~2024년 출생) 사치품 선택 기준 변화 등의 영향이다. 2030세대가 ‘돈’만 쓰는 게 아닌 ‘시간’도 함께 써야 하는 것들을 새로운 부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명품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주요 3대 브랜드 외에도 대부분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명품 프라다는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6863억원, 영업이익은 315억원을 기록했다.

LVMH 소속 프랑스 브랜드 셀린느는 지난해 매출 3196억원과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상승했다. 또 다른 LVMH 브랜드인 로에베는 지난해 521억원의 매출과 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배가량 뛰었다.
◆ 기부금은 왜 줄였나…이해 못할 행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프랑스 브랜드 디올(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과 이탈리아 브랜드 펜디(펜디코리아) 실적은 악화했다. 특히 디올은 최근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위치도 모르고 가격을 샤넬처럼 받으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4년까지만 해도 루이비통 자리를 넘보며 꾸준히 몸집을 키워온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디올)는 매출이 9454억원에서 7739억원으로 18.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266억원에서 1292억원으로 43.0% 급감했다. 과도한 가격 인상과 소비 침체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펜디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26.2% 감소한 877억원, 영업이익은 27.8% 줄어든 26억원에 그쳤다. 펜디는 루이비통과 함께 대표적인 로고플레이 명품으로 꼽힌다. 콰이어트 럭셔리(로고가 보이지 않는 명품)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명품 브랜드의 실적과 함께 관심을 받는 것은 기부금 규모다.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들 브랜드는 이익 대부분을 배당 명목으로 해외에 보낸다.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국내에서 거둔 수익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있는 본사가 챙기는 셈이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원가 대비 가격대가 높고 과도한 가격 인상 정책으로 비판을 받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특히 기업의 환경, 인권 문제 활동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글로벌 변화와 맞물려 기부금은 기업의 책임 수준을 판단하는 하나의 중요 잣대로 활용된다.

명품 가운데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은 루이비통은 전년 대비 기부금을 줄였다. 지난해 루이비통의 영업이익률은 28.3%에 달한다. 기부금은 1억500만원이다. 전년(4억500만원)에 비해 3억원가량 감소했다.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한국 사회를 위해 사용한 비용은 1억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057%다.

에르메스는 6억6498만원으로 전년(5억5385만원)에 비해 1억원가량 늘렸다. 다만 에르메스 역시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9%로 0.1%에도 못 미친다. 디올도 지난해 6억7520만원을 썼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87%다.

주요 명품 가운데 20억원 이상을 사용한 곳은 샤넬이 유일하다. 샤넬의 지난해 기부금은 20억6278만원이다. 19억1729만원을 집행한 2024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