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7915만달러로 집계됐다. 2018년 기록한 7830만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치다. 전체 맥주 수입액이 전년보다 5.1% 늘어나는 동안 일본 맥주 수입액은 17.3% 증가해 증가폭도 더 컸다.
일본 맥주는 최근 5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687만5000달러 수준이던 수입액은 2022년 1448만4000달러, 2023년 5551만6000달러, 2024년 6744만6000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8000만달러에 육박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네덜란드와 독일, 중국 등 주요 수입국 맥주 수입액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업계에서는 일본 맥주 강세 배경으로 소비 패턴 변화를 꼽는다. 과거처럼 정치적 이슈보다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엔저에 따른 일본 여행 증가로 현지에서 접한 맥주를 국내에서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품 전략도 적중했다. 삿포로맥주는 지난해 6월 퓨린과 당질을 각각 70% 줄인 ‘삿포로 생맥주 70’을 선보였다.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사전 한정 판매 때 조기 완판됐고, 정식 출시 두 달 만에 일시 품절을 기록했다. 같은 해 11월 내놓은 ‘삿포로 겨울이야기’는 도수와 아로마를 강화해 겨울 비수기 수요를 공략했다.
국내 수입 맥주 1위인 아사히맥주는 지난 4월 저도수 RTD 제품인 ‘아사히 클리어 하이볼’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맥주뿐 아니라 하이볼과 저도수 주류로 선택지를 넓히며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 경험형 매장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삿포로맥주는 지난해 7월 성수동에 해외 첫 브랜드숍인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를 열었다. 일본식 ‘타치노미’ 문화를 구현한 이 매장은 1인당 최대 3잔까지만 판매하는 운영 방식과 품질 관리된 생맥주를 앞세워 관심을 끌었다. 개점 9개월 만에 방문객 3만명을 넘기며 성수동 대표 맥주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다른 일본 맥주 브랜드들도 소비자 접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사히맥주는 저도주 문화를 내세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산토리는 2022년부터 팝업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기린맥주는 지난해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생맥주 푸어링 방식을 차별화한 팝업을 열었고, 에비스맥주는 호텔 협업과 골프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는 품질 경쟁력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국내 수입 맥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와 스포츠 이벤트 시즌을 앞두고 브랜드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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