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GPT'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대진표가 완성돼 가고 있다. 가장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선 여부다. 사실상 이번 선거에 정치 생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 전 수석은 최근 부산 북갑 출마를 위해 민주당에 입당,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하며 상인들을 만나 출마 인사를 건넸다. 이때 이른바 '손털기' 논란이 발생하면서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손이 저리다 보니 무의식 중에 쳤다"고 해명까지 했다.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라 불리며 정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한 전 대표는 총선 패배, 12.3 계엄 후 당내 반발에 이어 당원 게시판 사태 후 지난 1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바 있다. 한때 이재명 대통령과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차기 정치지도자에서 멀어진 모양새다.
부산은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이다. 하지만 북갑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낸 곳으로, 인물 경쟁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한 전 대표에 대한 관심은 경쟁자를 압도한다. 검색량 지표인 구글 트렌드(가장 높을 때를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변화 추이를 나타냄)에서 한 전 대표의 검색량은 22, 하 전 수석은 13, 박 전 장관은 1로 집계됐다.
그러나 하 전 수석이 청와대 보직을 내려놓고 북갑 출마 의사를 내비치자 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특히 30일 기준으로는 하 전 수석 70 대 한 전 대표 30 수준으로 하 전 수석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물론 이는 이른바 '손털기' 논란이 반영된 탓이라 긍정적인 관심만은 아니다. 해당 사건이 향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판세를 현재 판세를 바꿀만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하 전 수석에 대한 검증과 보수 단일화다. 하 전 대표가 '명픽'을 내세운 상황에서, 북갑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유지되는 점은 그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 결과(부산 북구갑 거주 만 18세 남녀 802명. 4월 24~25일,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5%포인트) 북갑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긍정 평가율은 54.8%, 부정 평가율은 35.2%로 나타났다.
다만 보수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판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반응이 각각 39.3%, 34.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현재 다자 구도에서 한 전 대표가 유리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없다. 하 전 수석이 대체로 앞서고,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결과가 대부분이다.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상 하 전 수석 35.5%, 한 전 대표 28.5%, 박 전 장관 26.0%로 집계됐다.
보수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단일화가 없으면 사실상 보수 승리는 시작부터 어려운 셈이다. 박 전 장관은 "한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1도 없고 주민들에게 예의가 아니다"(BBS라디오 아침저널)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단일화를 추진한다 해도, 국민의힘 지지층 내부 반발이 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구도에서 박 전 장관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이들에게 물어보니 찬반이 오차범위 내 박빙(찬성 48.7%·반대 43.9%)이었다. 이에 반해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68.2%가 단일화에 찬성한 것과 분위기가 사뭇 대조적이다.
이른바 '당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낯 뜨거운 한비어천가"라고 맹비난했다.
최근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대안과미래' 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보수 진영이 내부 갈등 혹은 뺄셈의 정치로 인해 진영 자체가 계속 축소되고 있지 않나. 덧셈의 선거로 가는 방향을 지도부가 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무공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장동혁 대표도 앞서 "제1야당으로서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 했고,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도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단일화 상정 안 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라는) 대선급 후보가 나와서 북갑에서 대선 후보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 해방 이후 선거에서 북갑이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YTN라디오 뉴스명당)고 말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9.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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