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이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3월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동 전쟁의 여파 속에서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가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산업통상부는 올해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한 85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달 기록한 기존 최대치(861억3000만달러)보다는 소폭 꺾였지만, 여전히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조업 일수를 감안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35억8000만달러다. 3개월 연속 30억달러를 넘어섰다. 무역수지는 237억7000만달러 흑자다. 15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다.
지난달에도 최대 효자는 반도체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173.5% 급증해 319억달러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넘겼다.
이 밖에 선박, 바이오헬스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8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컴퓨터 수출은 40억8000만달러로 515.8% 급증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SSD 수요 증가 덕분으로, 반도체 중심의 IT 호황이 전체 수출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뚜렷해졌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16억2000만달러로 11.6% 증가했다.
2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61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현지 생산 확대 영향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각각 23%, 8.6%씩 증가했지만, 내연기관차 감소 폭(17%)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는 에너지 교역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 급등으로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크게 상승하면서 수출액은 39.9% 증가한 5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 통제 영향으로 수출 물량은 36% 감소하는 ‘단가 상승·물량 감소’ 현상이 심화됐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주요 석유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 영향 등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는 43%, 경유는 23.2%, 등유는 99.9%까지 급감했다. 석유화학 역시 유가 상승이 제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수출액은 7.8% 증가한 4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물량은 20.9% 줄어들었다.
수입 측면에서도 전쟁 영향이 반영됐다. 원유 수입은 도입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가 급등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13.1% 증가하며 7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에너지 수입도 7.5% 증가세를 보이며 106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 구조 전반에 유가 변수 영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번 실적에 대해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AI 수요 확대가 수출을 견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재료 수급 불안과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원유·나프타 대체 물량 확보와 금융·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수출 모멘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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