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매우 긍정적 대화"…낙관론에 '반신반의', 왜?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5-07 07:17   수정 2026-05-07 08: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 측과 “매우 긍정적인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습니다. 유가는 급락하고 나스닥은 다시 고점을 갱신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과 별개로 워싱턴 전반의 분위기는 반신반의 한다,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악시오스가 보도한 내용은 이란이 동의한 내용이라기보다는 미국이 원하는 방안입니다. 초기에 제안된 내용에 비하면 이란이 받을 수 없는 내용들이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실제로 합의가 이뤄질 여지가 훨씬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미국 측 초기 제안에는 헤즈볼라와 같은 이란의 대리세력 지원 중단,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우라늄 즉시 반출과 같은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되었는데요. 거의 완전한 항복 선언이었기 때문에 이란으로서도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반대로 당시에는 이란 측의 제안도 너무 극단적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었고요.

지금은 일단 핵심 항목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다양한 내용이 포함될 수 있지만 가장 골간에 있는 것은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연다는 것이고, 미국은 그 대가로 경제제재를 해제해서 이란이 국제사회에 복귀하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전쟁 전부터 있어 왔던 합의 내용이기도 했고요. 따라서 이것은 현실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란이 미국 측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 자체도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란 매체는 핵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거짓이고 악시오스의 보도도 미국의 선전이라고 폄하했지만, 전쟁을 끝내는 문제는 논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상황이 급속하게 진전되는 것을 가로막는 몇 가지 상황이 있는데요. 미국은 이란에 대한 봉쇄작전을 해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을 미 군함이 막아섰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서로 간에 봉쇄를 해제하자는 최종 목표에 대한 공감대가 있더라도 밀고 당기기가 반복되면서 협상이 늘어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요.

양국 간에 실제로 진전이 있다는 어떤 구체적인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다소 불안감을 자극하는 부분입니다. 어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기자회견에서도 전혀 이런 합의 진전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루비오 장관은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국가안보보좌관(루비오 장관)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협상의 급 진전이라는 게 얼마나 구체적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압박 수단이 줄어드는 것도 관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란에 대한 군사적인 압박보다는 경제적 압박에 치중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요. 이란 내 물가가 급등하고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은 맞습니다만 오늘 일부 언론은 이란 내 원유 저장시설에 여전히 추가 여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오늘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성명을 통해서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에서 농축 우라늄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 목표가 어떤 식으로든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이는 군사적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취지로 들립니다. 쉽게 전쟁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은 이스라엘의 의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서 보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말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상황을 마무리짓고자 하는 미국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란도 국제 사회를 인질로 삼는 해협 봉쇄를 영원히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모두를 적으로 돌리면, 이란이 바라는 국제사회 복귀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부담이 양측 모두에 있는 만큼, 현실적인 타협 지점을 잘 찾아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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