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까지 못 판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예요.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면서까지 팔 이유가 없다는 거죠.”11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내 상가는 한적했다. 30여 개 중개업소가 밀집한 곳이지만 손님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K공인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입지가 좋거나 가격이 낮은 전용면적 84㎡ 위주로 막판 거래가 이뤄졌다”며 “이제 매물이 들어가고 호가는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크로 리버파크’ 인근 상가에는 문을 닫은 중개업소도 적지 않았다. J공인 관계자는 “원래도 거래가 많은 곳이 아닌데, 앞으로 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 아파트 매물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10일 수도권 규제 지역(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4년 만에 부활한 영향이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덧붙는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에 월세가 오르고,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더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 요청으로 네이버나 아실에 떠 있는 매물을 다 내리고 있다”며 “지금 네이버에 이 단지 매물이 600여 개 있다고 나오는데 절반 이상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실이 집계한 이 단지 매물은 9일 1013개에서 10일 831개를 거쳐 이날 795개로 이틀 새 21.5%(218개) 급감했다. 성동구 H공인 관계자는 “내놓은 물건을 지금도 팔 의사가 있는지 일일이 전화해 확인해야 하는데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거래는 아예 멈췄다”고 전했다.
집을 못 판 집주인은 증여하거나 임대로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오피스텔 등) 증여는 2159건으로 3월(1387건)보다 55.7% 늘었다. 3년4개월 만의 최대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이날 3만1108개(아실 기준)였다. 올해 들어 가장 적었던 지난달 6일(2만9720개)보다 4.7%(1388개) 늘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전·월세 물건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지만 전세난과 보유세 부담을 반영해 임대료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매물 감소와 전세난 으로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근호/박종필/구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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