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73)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짙어진 불확실성의 시대에 맞설 수 있는 신규 민주주의 국가 동맹체 창설을 촉구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구체적으로 한국,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유럽연합(EU)을 콕 집어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연합체를 만들자고 시사했다.
12일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코펜하겐에서 열린 '코펜하겐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미국이 국제사회의 전통적인 리더 역할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주요국들끼리의 새로운 연합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어린 시절부터 미국을 존경했고, 미국을 자유세계의 자연스러운 지도자로 여겨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역할을 마다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자유세계를 이끌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동맹에는 EU와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한국이 포함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주의(democracy)의 첫 글자 'D'를 따 이들의 연합체를 'D7'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 행동하고, 힘을 모으고, 집단적으로 움직인다면 (미국에도 맞설 수 있는) 막강한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집단방위 조항인 나토 헌장 5조처럼 회원국 한 나라가 경제적 공격을 받으면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경제적 5조'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중국이나 미국의 잠재적인 경제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기술 표준에 대한 협력 강화, 핵심 원자재 의존 축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남반구 국가들에 대한 투자 확대 등도 제시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최근 독일 일간 벨트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래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커지고 있는 것을 우려하면서 유럽 방어를 스스로 책임질 새로운 유럽 방위 동맹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라스무센은 2001∼2009년 덴마크 총리를 거쳐 2009∼2014년 나토 수장을 지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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