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 및 영상 모두 AI로 생성된 영상입니다."
유튜브 조회수 116만회를 넘은 '흑백요리사2 애니 오프닝' 영상 설명란에 적힌 문구다. 영상을 클릭하자 흑백요리사2 출연 셰프들이 만화 캐릭터처럼 등장했다. 흰 모자, 검은 뿔테안경 등 인물 특징이 그대로 살아 있어 "투니버스에 나올법한 애니 주제가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2분 남짓한 애니메이션과 노래를 만든 사람은 AI 크리에이터 '스풉'이다.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애니메이션, 광고 등을 제작하는 AI 크리에이터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기존 영상·IT 업계 종사자가 아니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콘텐츠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비전공자들도 AI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어 수익을 내고 있다. 한경닷컴은 AI 크리에이터 쌩초, 스풉, 슈퍼봇을 인터뷰했다.

유튜브 조회수 100만회의 주인공 스풉 또한 "그냥 재밌어 보여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AI 이미지·영상 툴이 나올 때마다 직접 사용하며 콘텐츠 제작을 이어갔고 '흑백요리사2 애니 오프닝' 등 새로운 형식의 AI 콘텐츠로 화제를 모았다. AI 콘텐츠 누적 조회수 3억회 이상을 기록한 슈퍼봇 역시 생성형 AI 등장 이후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는 "새로운 툴을 익히고 조합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았다"며 "원래 영상·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생성형 AI로 혼자서 더 큰 규모의 창작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쌩초, 스풉, 슈퍼봇이 본격적으로 AI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시기는 모두 2024년으로, 생성형 AI가 빠르게 대중화된 시점과 겹친다. 실제 국내 디지털 크리에이터 시장도 같은 시기 성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전파진흥협회에 따르면 디지털 크리에이터 종사자 수는 2022년 3만5375명에서 2023년 4만2378명으로 처음 4만명을 넘어섰다. 2024년에는 4만3717명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2026년 현재, 현장에서는 AI 크리에이터 증가세를 체감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AI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쌩초는 "이런 커뮤니티가 국내에 굉장히 많고, 특히 제 커뮤니티엔 디자인 실무자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슈퍼봇 역시 "최근 1~2년 사이 직장인·디자이너·영상 제작자들도 AI 콘텐츠 제작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AI 콘텐츠 제작 강의 시장도 커졌다. 쌩초, 스풉, 슈퍼봇 모두 AI 콘텐츠 제작 수업을 진행하는 이유다. 쌩초는 "포트폴리오와 AI 디자인 노하우를 공유했더니 강의 문의가 빗발쳤다"며 "기초반과 심화반 모두 하루 이틀 만에 마감된다"고 말했다. 슈퍼봇은 "최근에는 단순 호기심보다 실무 적용이나 수익화를 목적으로 한 문의가 많다"며 "오프라인 강의나 라이브 클래스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AI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수익 구조도 다양해지고 있다. 스풉은 "외주·협업 단가는 영상 러닝타임과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건당 80만~600만원 수준"이라며 "플랫폼 광고 수익보다 외주·협업 비중이 더 크다"고 말했다. 슈퍼봇 역시 "기업 광고·브랜딩·영상 제작 협업 프로젝트는 건당 수백만원 규모인 경우도 많다"고 했다. 쌩초는 "AI를 시작하기 전 백만원 초반대로 벌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몇 배 수준으로 뛰었다"며 "기업 수요도 확실히 늘고 있다. 수업 또한 개인을 넘어 사내 교육, 정부 기관 강연 요청도 꾸준히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히 AI 툴을 다루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기술 자체보다 공감과 감성을 담은 콘텐츠라는 설명이다. 쌩초는 "AI 툴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이 찾는 건 기술적 화려함보다 공감과 감성"이라며 "익숙한 정서 안에서 ‘나만의 특별함’을 담은 콘텐츠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스풉 역시 "이제는 단순히 ‘AI로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는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결국 중요한 건 사람들이 어떤 재미와 감정을 느끼는지 읽어내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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