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맞는 주사 대신 한 번만 맞아도’ GLP-1 생성 주사...비만·당뇨 치료 바뀌나

입력 2026-05-16 16:45  

‘살 빼는 주사’로 알려진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인기다. 일주일에 한 번씩 주사를 맞는 형태로, 대표적으로 국내에선 마운자로, 위고비가 사용된다. 일주일에 한 번 주사를 맞는 것과 달리 평생 한 번만 투약해도 되는 GLP-1 계열의 유전자 치료제가 사람 대상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미국 바이오 기업인 프랙틸 헬스(Fractyl Health)가 네덜란드 규제 당국으로부터 세계 최초 GLP-1 유전자 치료제인 ‘레쥬바(Rejuva·RJVA-001)에 대한 임상 1·2상을 지난 11일(현지 시간) 승인받았다.

유전자 치료제의 경우, 주로 암이나 난치병에 사용되었으나 최근 들어 비만·당뇨 같은 만성 질환의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비만·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투약 한 번 만에 질병의 근원이 치료될 수 있다.

레쥬바는 특수 카테터로 췌장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특수 카테터는 환자 몸속에 얇고 긴 튜브 형태의 의료용 관을 의미한다. 약물이 주입되면 인슐린 분비 세포가 지속적으로 GLP-1 호르몬을 만들어내게끔 한다.

GLP-1은 식후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기존에는 글루카곤이 분비되어 혈당이 높아진다. GLP-1은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한다.

레쥬바의 경우 투약 방식과 설계 자체가 현재 상용되고 있는 ‘위고비’, ‘마운자로’와 다르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일주일에 1번, 직접 주사 형태로 약물을 주입한다. 해당 약물에는 GLP-1 유사체가 들어있다. 외부에서 체내로 GLP-1 유사체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GLP-1 유사체가 주입되면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끔 한다.

반면 레쥬바는 몸이 직접 GLP-1이 계속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유전자 전달체로 알려진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이용한다. GLP-1이 식사 시에만 반응해 분비하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매주 주입할 필요 없이 한 번만 주입해도 된다. 기존에는 GLP-1이 과도하게 분비돼 위경련이나 저혈당 등 부작용이 올 수 있었으나 레쥬바의 경우 인체의 자연스러운 대사 반응을 모방하는 구조로 설계돼 해당 부작용을 줄였다.

레쥬바를 동물 실험한 결과, 고지방식을 섭취한 쥐에게 레쥬바를 1회 투여하니 35일 만에 체중이 최대 29%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평균 15~20%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과 유사한 결과다.

프랙틸 헬스에 따르면, 초기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1·2상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임상 승인 이후 프랙틸 헬스 측은 6월 1일부터 환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하반기 중 첫 투약을 진행하며 예비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네덜란드에 이어 호주에서도 임상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호주 임상의 경우 이미 신청서가 제출된 상태이며, 올해 3분기 내 승인을 받아 임상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에 성공할 경우, 평생 정기적으로 주사나 알약을 복용해야 하는 당뇨·비만 치료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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