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곡선’은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미래를 결정짓는 현상을 통계로 입증한 지표다. 마일스 코랙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국가별 소득불평등과 세대 간 계층 이동성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소득불평등도가 높을수록 계층 이동성이 떨어지는 뚜렷한 상관관계 곡선이 그려졌다. 2012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인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가 이 곡선에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제목 <위대한 개츠비>를 이름으로 붙이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한국은 개츠비 곡선에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코랙 교수가 발표한 새 개츠비 곡선에 25개 조사 대상국 중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그가 “한국 상황을 참고하라”며 보내준 세계은행(WB)의 ‘공정한 진보? 전 세계 세대 간 경제적 이동성’(2018년) 보고서는 1980년대생 세대(코호트)가 부모 소득 분포에 따라 2006년 이후 어떤 경제적 지위에 도달했는지를 추적한 결과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고소득 국가군의 특권 지속률은 43%였다. 경제력 상위 25% 부모의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상위 25%에 진입할 확률이 43%라는 뜻이다. 반면 경제력 하위 50%인 부모의 자녀가 상위 25%에 진입할 확률은 16%에 그쳤다.
과점 체제를 형성한 기업이 성과를 독식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이런 경향은 더욱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연간 28조원을 사교육에 쓰는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하면 다음번 위대한 개츠비 곡선에서 한국 위치가 더욱 우상향할 것임을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난해 10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득 이동 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소득 이동성은 2017~2018년 35.8%에서 2022~2023년 34.1%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노조에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AI 시대 승자라면 경쟁사보다 많은 성과급을 고집하기 전에 이 시대 소외자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경력직만 원하는 시대에 취업 시장에 나오는 바람에 일 경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청년 비취업자가 지난 4월 말 기준 56.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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