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바이오가 중국 푸싱제약(포순제약)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의 글로벌 제조 및 독점 판매권 계약을 계기로 임상 3상 종료 전 상업화 준비에 들어갔다. 회사는 오는 6월 글로벌 임상 3상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치고 9~10월 탑라인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재준·성수현 아리바이오 공동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계약은 단순 판권 계약을 넘어 AR1001의 임상 완료와 허가 신청, 생산 및 상업화 체계를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지난 14일 푸싱제약과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총 47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푸싱제약은 계약 체결 후 60일 내 옵션 비용 6000만달러를 아리바이오에 지급한다. 이후 AR1001의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확인한 뒤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아리바이오는 추가 8000만달러를 수령한다. 선급·옵션비는 총 1억4000만달러 규모다. 허가 이후에는 매출액 대비 최대 20% 수준의 로열티를 별도로 확보한다. 푸싱제약은 한국과 중동, 중남미를 제외한 전 세계 시장의 AR1001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게 된다.
아리바이오는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마무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 과정을 주도한다. 푸싱제약은 자금력과 생산, 공급망, 인허가, 상업화 역량을 투입한다. 회사는 삼진제약, UAE 아르세라에 이어 푸싱제약과의 권역별 파트너십이 정리되면서 AR1001이 탑라인 발표 전부터 허가 이후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푸싱제약은 중국 푸싱그룹의 핵심 헬스케어 계열사다. 아리바이오에 따르면 푸싱 측은 AR1001의 경구 투여 방식, 다중기전, 장기복용 가능성, 글로벌 임상 3상 운영 효율성을 높게 평가했다. 계약 실무진뿐 아니라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과 첸위칭 푸싱제약 회장이 직접 참석한 점도 그룹 차원의 전략적 의지를 보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번 계약은 임상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회사 측은 환율 변동과 연장시험 참여율 증가로 임상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AR1001의 1년 연장시험 참여율은 95% 이상이며, 연장시험 참여 환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아리바이오는 “푸싱의 제안은 임상 3상 완료는 물론 NDA 준비와 생산·상업화 체계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됐다”고 했다.
AR1001 글로벌 임상 3상 ‘POLARIS-AD’는 13개국 230여 개 임상센터에서 1535명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지난 17일 기준 메인 임상에 남은 환자는 80명이다. 마지막 환자는 중국에서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회사는 중도탈락률을 15% 이하로 예상하고 있다.
본 임상 마지막 환자가 6월 말 투약을 마치면 환자 방문은 7월 말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데이터 클리닝과 데이터베이스 잠금 절차를 거쳐 탑라인 결과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현재 회사 목표는 9~10월 탑라인 발표다.
후속 개발 전략도 제시했다. AR1001의 추가 적응증인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등은 아리바이오가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푸싱제약과 우선 협의하되 추가 적응증은 별도 판권 계약 대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과제를 통해 혈관성 치매 임상 2a상도 올해 영국에서 개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회사는 임상 종료와 데이터 도출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역량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도전이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최초의 글로벌 경구용 치매 치료제를 함께 완성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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