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피’를 향해 달려가던 코스피지수가 7200선까지 고꾸라졌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이익 정점 논란이 불거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주춤한 가운데 주요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여진이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19일 코스피지수는 3.25% 하락한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며 7141.91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소폭 줄였다. 지난 15일 기록한 코스피지수 고점(8046.78)보다 9.62% 빠진 것으로, 주요국 증시에 비해 낙폭이 크다.
미국에서 촉발된 반도체 이익 정점 통과 논란이 한국 증시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간밤에 메모리 칩 제조업체 시게이트의 데이브 모슬리 최고경영자(CEO)가 생산능력 확대에 관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하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47% 급락했다. 이에 이날 삼성전자(-1.96%)와 SK하이닉스(-5.16%)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연 4.6%를 넘어서며 15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도 증시 불안을 촉발하고 있다. 한국 국채 금리도 이날 상승세를 지속해 10년 만기가 연 4.239%까지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쟁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로 예정된 대이란 군사공격 재개를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발언 내용이 수시로 바뀌어 국제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빨랐기 때문에 차익 실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변동성 관리에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투톱' 이익 추정치 올려…과거와 달리 구조적 우상향 지속

반도체를 중심으로 ‘8천피’까지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던 코스피지수가 19일 급락한 것은 상승 동력이 된 반도체주가 함께 조정받은 영향이다. SK하이닉스가 5% 넘게 내리는 등 차익 실현에 따른 하락장이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주를 더 담을 기회”라고 보면서도 “변동성을 감안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종목 대부분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3.25% 하락한 7271.66까지 밀렸다. 15일 기록한 고점(8046.78) 대비 낙폭은 9.62%로 S&P500(-1.52%), 나스닥(-2.31%) 등 미국 지수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5.09%)와 대만 자취안(-5.27%)도 증시가 고점 대비 대폭 내렸지만 코스피지수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순매도세가 꼽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7조34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전자(2조5409억원)와 SK하이닉스(2조60억원)를 대거 팔아치웠다. 이달 7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금액은 48조8961억원에 이른다. 개인이 같은 기간 47조241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증시를 떠받쳤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조정장이 나타나고 있지만 반도체 기업의 이익 추정치는 상향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인 에픽AI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46조45100억원으로, 작년 말 101조원에 비해 3배 넘게 올랐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추세가 무너질 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메모리 반도체주 호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 버블 우려가 시장에 있지만 사이클을 고려해 투자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구조적으로 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필수재가 됐다”며 “실적 변동성보다 이익 가시성을 더 길게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 수혜가 기대되는 전력기기·원전·로보틱스 업종”을 추천했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극단적인 대응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도한 위험 선호보다 대형 주도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고, 반등 타이밍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센터장은 “기존 주도주의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점진적으로 매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이 확인되는 소비·유통 등으로 일부 확산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진규/배성수/조아라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







